저유가로 석탄및석유제품 하락, 이동제한조치로 운반기계·내연기관 부진지속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장비 수입늘어 기계장비 수입 7개월째 두자릿수 증가
벤츠·BMW 마일드하이브리드차 수입확대로 운송장비 수입 5년11개월 최고
수출입 물량지수가 석달째 상승했다. 교역조건 개선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자료에 따르면 물량기준 수출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7% 상승한 119.56을 기록했다(2015년 100 기준). 이는 9월 13.4% 급등이래 석달연속 오름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수요 증가로 반도체 수출이 꾸준히 증가한데다, 일부 국가 연관산업 회복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12.2%)와 화학제품(12.6%)의 오름폭이 컸다. 특히 반도체 직접회로는 19.8% 늘어 1년10개월 연속 오름세를 지속한 가운데 넉달째 두자릿수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국제유가 하락에 석탄 및 석유제품(-27.9%) 하락폭은 컸다. 역내 이동제한조치에 따라 산업용 운반기계와 내연기관, 터빈 등이 지속적으로 부진한 기계 및 장비(-12.7%)도 떨어졌다.
실제 11월 평균 두바이유는 전년동월보다 30.0% 떨어진 배럴당 43.42달러에 그쳤다. 이는 10개월연속 하락세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용장비 수입이 지속되면서 기계 및 장비가 25.9% 급증했다. 4월(-7.4%) 잠시 주춤한 후 7개월 연속 두자릿수대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다. 기계 및 장비는 미래 먹거리를 위한 설비투자의 선행지표다.
운송장비도 39.7% 늘었다. 이는 2014년 12월(44.7%) 이후 5년11개월만에 최고치다. 벤츠와 BMW 등 독일산 차량을 중심으로 마일드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마일드하이브리드차란 기존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자동차다.
제1차 금속제품도 8.5% 떨어졌다. 국내 건설경기 등 연관산업이 침체된데다, 주 수입국인 중국과 일본쪽에서 가동중단이 겹친 것이 원인이 됐다.
원유도 28.5% 급감해 2002년 2월(-30.5%) 이후 18년9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속에서 비축물량을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액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3.8% 상승해 하락한달만에 오름세로 반전했다. 수입은 0.6% 하락해 8개월째 내림세를 지속했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4.0% 올랐다. 이 또한 6개월째 오름세며 9월(19.8%) 이후 두자릿수대 상승세로 올라선 것이다. 수출물량지수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동반상승한 때문이다.
강환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10월 잠깐 둔화하긴 했지만 9월 이후 개선세를 유지하는 것 같다”며 “12월들어 20일까지 관세청 자료를 보면 통관기준 1.2%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평균 기준으로도 4.5% 증가했다. 12월에도 개선세는 유지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