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삼성준법위원장 “올해 승계·노조 문제 해결 전념…불신의 벽 허물 것”

입력 2020-12-3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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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평가위원 보고서, 위원회 되돌아볼 기회 줬다”

▲김지형(오른쪽 두번째)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 사무실에서 열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해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조금이라도 더 불신의 벽을 허물어 나가겠습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계속 해나가겠습니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김지형 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다음날인 31일 송년사를 통해 올해 준법위 활동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준법위는 올해 초 삼성의 경영 활동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독립 출범해 11개월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우선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의 쟁점이 됐던 준법위 활동평가서를 언급했다. 앞서 이달 14일 준법위 활동을 평가한 전문심리위원 3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에 총 83페이지 분량 최종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특검 측 추천인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회계사)은 부정적인 의견, 이 부회장 변호인 측 추천 인물인 김 변호사는 긍정 의견을 냈다. 유보적인 입장을 고수해온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은 일부 항목을 빼놓고 긍정 내용의 평가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심리위원들 사이에 평가의견이 서로 엇갈렸고, 혹평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상당 부분 긍정평가가 들어있었다"라며 "평과 결과가 어떤지보다 더 큰 의미는 위원회를 되돌아볼 기회를 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해에 전문심리위원 평가를 계기로 위원회가 놓치고 있었거나 부족했던 점들을 개선하는 일에 하루속히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준법위의 핵심 의제를 승계, 노조, 소통 세 가지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3월 이 부회장과 7개 관계사에 이와 관련한 권고 의견을 냈고, 5월 이 부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경영권 승계 문제로 논란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발표를 했다"라며 "(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 변화를 다짐하는 약속"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런 커다란 변화의 약속이 과연 삼성 최고위 경영자와 회사 측의 진정한 의지에 따른 것일지, 아니면 총수 개인의 양형과 맞바꾸기 위해 진짜 속마음과 달리 억지로 꾸며낸 일인지는 이 부회장 본인과 앞으로 삼성 역사가 증명해낼 일"이라고 했다.

준법위가 그룹 차원의 준법 이슈, 계열사 차원의 준법 이슈를 한 해 동안 다뤘고, 그룹 차원의 오너리스크를 근원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그룹 지배구조 문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노조와 관련해서도 "삼성 사내에 노조 사무실이 생기고, 노사 대표자가 교섭 테이블에 마주앉아 근로조건을 협상하고 단협을 체결했다"라며 성과를 나열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준법위 존재를 두고 일각에서 나오는 비판여론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 사회 일각에선 위원회가 재판에서 유리하게 쓰기 위해 급조한 ‘겉치레 면피용’ 꼼수라고 보고 있다. 정반대로 다른 일각에선 위원회가 옥상옥 제도, 삼성의 최고 권력기구가 됐다는 비난도 나온다"라며 "양쪽의 관점은 극단으로 다르지만 똑같이 위원회 존재를 부정하는 점에서 맞닿아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첫 돌도 지나기 전 완전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 부족한 점에 대한 지적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위원회가 할 일을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점검하고 확인하게 된다"라며 "아직은 미진하지만 앞으로 해나갈 더 많은 일, 그 가능성을 더 눈여겨 봐주시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삼성의 지배구조는 건강해야 한다. 노동문제는 하나하나 잘 풀어나가야 한다. 시민사회와 막힘없이 소통해야 한다. 위원회는 이와 관련한 세부 준법 의제를 꾸준히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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