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1% 돌파
대마초 합법화 기대로 관련 기업 주가 폭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 지원과 정부 지출확대, 재생에너지 추진 등이다. 이 중 정부 지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대형 은행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매슈 루제티 도이치방크 선임 애널리스트는 “올해 안에 7500억 달러에서 최대 1조 달러(약 1088조 원)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장기금리 기준인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1%를 넘었다. 투자자들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가 정부 지출을 확대해 국채 금리 수익률이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뉴욕증시에서 대형 은행주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JP모건체이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7%,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6.25% 각각 뛰었다. 웰스파고와 골드만삭스는 각각 7.08%, 5.40% 급등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기후변화 대응과 청정에너지 확대를 향한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관련주도 수혜주로 꼽힌다. 바이든은 2035년까지 전력원에서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향후 10년간 청정에너지 산업에 4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태양광 패널 설치 업체 선런 주가는 6% 이상 뛰었고, 경쟁업체인 선파워도 12% 이상 폭등했다. 이밖에도 S&P 글로벌이 제공하는 전 세계 청정에너지 기업을 추종하는 ‘아이셰어스 글로벌 청정에너지 상장지수펀드(ETF)’는 7.20% 급등했다.
대마초 산업 4대 기업으로 꼽히는 캐노피그로스와 오로라캐너비스, 아프리아, 틸레이가 트리플 블루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됐다. 캐노피그로스와 아프리아는 나스닥에서 12% 가까이 상승했고, 오로라캐너비스는 5.88%, 틸레이는 13.25% 폭등했다.
케네스 시어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대마초 합법화를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며 “뉴욕주와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등 인구가 많은 주에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할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대표 IT 기업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주가는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로 일제히 하락했다. 애플은 이날 3.37% 하락 마감했고, 페이스북은 2.83%, 넷플릭스는 3.90% 각각 떨어졌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도 1% 가까이 하락했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파이낸셜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민주당이 얼마나 빨리 증세 정책을 도입할지 알고 싶어 한다”며 “민주당의 IT 공룡 규제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