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 석유 없는 미래 준비 박차...車 없는 도시 추진

입력 2021-01-1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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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 스마트시티 '네옴' 첫 사업 '더 라인' 공개
지상은 철저한 보행자 중심으로 설계
지하는 AI가 통제하는 초고속 터널 들어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0일(현지시간) 북서부에 개발 중인 스마트 시티 네옴에 들어설 탄소 제로 도시 조성 프로젝트인 ‘더 라인’을 공개하고 있다. 네옴/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없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경제 다각화의 일환으로, 자동차와 도로가 지상에 전혀 없으며 탄소 배출도 제로(0)인 최첨단 친환경 도시 건설에 나섰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국영방송에 출연해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 ‘네옴’의 첫 사업인 ‘더 라인’을 공개했다.

왕세자가 세우려는 첨단도시 네옴은 서울의 약 44배 규모(2만 6500㎢)로 이집트와 요르단에 인접한 사우디 북서부 홍해 해안에 조성될 예정이다. 5000억 달러(약 548조9500억 원)가 투입되며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살만 왕세자는 170km 길이의 ‘더 라인’에 대해 “자동차와 도로가 없고 자연을 중심으로 지어진 ‘초연결 미래사회 벨트’”라고 설명했다. 초고속 터널과 자율주행 전기차를 중심으로 건설되는데 도시 내 이동이 20분이면 가능하다. 공사는 올 1분기 시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상은 철저하게 보행자 중심으로 설계된다. 도보로 5분 이내에 병원과 학교 등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과 편의 시설 등이 세워진다. 지하에는 인공지능(AI)이 통제하는 초고속 터널이 들어서 사람들을 20분 이내 도시 곳곳으로 보내게 된다.

도시 인구는 100만 명으로 2030년까지 38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인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은 1000~2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네옴은 살만 왕세자가 미래 석유 자원 고갈에 대비,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 다각화를 목표로 2017년 야심 차게 제시한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이다.

이날 살만 왕세자는 해수면 상승과 탄소 배출량을 언급하며 “개발을 위해 왜 자연을 훼손해야 하는가”라면서 “전통적인 도시 개념을 미래적인 것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제로, 거리 제로, 배기가스 제로의 첨단도시는 인류를 위한 혁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옴의 사업자금은 사우디 정부 재정과 국영 공공투자펀드(PIF) 자금, 해외자본 투자 유치 등으로 마련한다.

사우디 경제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지만, 미래 먹거리에 대한 사우디의 고민은 점차 깊어지고 있다. 석유 부국 사우디가 ‘탈석유’ 경제 실험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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