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9개 기업이 300억 달러 규모 채권 상환하지 못해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9개 중국 기업이 국내외에서 지난해 300억 달러(약 33조 원)에 달하는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 이는 2019년 대비 14% 늘어난 수치다.
리위저 자오샹증권 신용 부문 연구원은 “중앙은행이 올해 좀 더 신중한 통화정책을 시행할 것이며 이로 인해 더 많은 기업이 상환 압력에 처할 수 있다”면서 “올해 디폴트 규모는 지난해보다 10~3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부가 금융 부채 규모를 줄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결국 중국 기업에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기준 중국 본토 기업의 월평균 디폴트 규모는 상반기(92억 위안)대비 47% 증가한 136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디폴트를 낸 기업들의 업종을 살펴보면 기술 분야 기업이 38%를 차지했다. 이어 소비산업 부문이 360억 위안, 금융 부문이 260억 위안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른바 ‘킵웰(Keepwell)’ 채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킵웰(keepwell)은 자회사가 디폴트에 빠졌을 때 모회사가 지급능력을 보증해주는 약정을 뜻한다. 중국 기업들은 역외 발행 채권에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이를 활용해왔다. 반도체 제조사 칭화유니그룹의 모회사는 지난달 채권 주주총회에서 유니그룹의 킵웰채권에 대한 상환 이행의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중국 지방정부들도 무분별한 채권 발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3년간 최악의 디폴트를 낸 곳은 칭하이성으로 그 비율은 19.5%에 달했다. 이어 하이난성과 랴오닝성, 닝샤성 등이 각각 7%를 웃돌았다. 블룸버그는 “원리금 상환을 연체한 비율은 해당 지역의 경제가 취약하고 재무 관리가 열악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