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에서 테슬라 충전소를 전부 폐기한 직후 경쟁사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테슬라 모델Y가 공개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쇼핑은 13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층 테슬라 갤러리에서 테슬라의 두 번째 전기 SUV인 ‘테슬라 Model Y’를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모델 Y는 롯데월드타워에서도 함께 전시한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지난 1년 간 리뉴얼을 완료하고 지난해 12월 MZ세대 위주의 트렌드를 이끄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에 맞춰 테슬라 갤러리를 3개월 동안 팝업 형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먼저 3개월 팝업으로 열고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갤러리는 테슬라 차량과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고객 체험형 공간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테슬라의 SEXY(Model S, Model 3, Model X, Model Y) 라인업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갤러리 투어는 1일 13회(회당 30분, 회당 입장객 15명)로 운영된다.
이에 앞서 이달 초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은 테슬라 전용 충전기를 모두 폐기하기로 했다. 전국 10여개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점포에서 운영 중인 총 50여기 규모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2016년부터 테슬라 충전시설을 운영하며, 전기요금과 주차면 임대료를 무상으로 제공해왔다. 정용진 부회장은 국내 테슬라 차량(모델S) 1호 고객으로 2017년 테슬라 국내 1호 매장이 스타필드 하남에 입점하던 당시 현장을 직접 찾아 테슬라코리아 초대 대표인 니콜라 빌리지와 친분을 과시한 바 있다.
하지만 재계약을 두고 신세계와 이마트의 비용 납부 요청을 테슬라가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는 설명이다.
이마트가 전기차 충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생긴 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세계와 이마트로서는 특정 브랜드에만 혜택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마트와 신세계에 충전인프라를 구축한 포르쉐 등 다른 브랜드들은 임대료와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해 3월 정관에 ‘전기차충전사업을 포함한 전기 신사업 및 전기사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고 주차장을 활용해 일반 전기차 충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지난해말 기준 119개 점포 주차장에서 급속 충전기 375기와 완속 충전기 155기 등 총 530기의 전기차 충전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렇다고 테슬라가 신세계 그룹과 결별하고 경쟁사인 롯데와 손 잡았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고 있는 스타필드 하남에는 국내 최초로 테슬라 매장이 입점해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테슬라 전용 급속 및 완속 충전기도 10여기를 갖추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국내 사업 확대에 나서며 판매 루트 및 전시장 등을 추가하고, 이마트가 전기차 충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 생긴 해프닝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