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맥을 가다⑭] "10년 행정 경험…서울시장 선거 인기투표 아냐"
'서울시부시장, 여성가족정책관, 서초구청장.'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자신감은 경험에서 나왔다. 10년 동안 여러 직책에서 서울 행정을 도맡으며 쌓은 경험과 능력은 그를 '유일한 야당 구청장'으로 만들었다. 정치적 손익 계산에 연연하지 않고 시민만 생각한다는 조 구청장. 이 뚝심과 경험을 살려 '서울다운 서울'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10년 동안 서울은 정체됐습니다. 이념을 앞세운 규제행정 속에서 활력이 사라지고, 도시경쟁력도 떨어졌죠. 대표적으로 상암동 월드컵대교는 12년째 공사하고 있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는 10년째 착공도 안 하고 있어요. 서울은 정쟁이 아닌 시민의 삶을 위해 ‘제대로 일하는 준비된 시장’이 필요합니다."
조 구청장은 청년기본소득, 재산세 감경, 구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검사 등 굵직한 정책으로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출마 선언을 한 다른 대선주자급 후보자들에 비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구청장은 14일 "서울시장은 인기투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안철수 대표를 향해 정치적 담론에 치우쳐 있고, 민생 문제 콘텐츠가 없다고 비판했다. 단일화를 두고서 말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대권병에 걸린 중앙정치인보다 생활을 보듬고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인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서울은 예산 40조, 1000만 시민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요. 행정 메커니즘을 모르면 배우다가 끝납니다. 저는 10년 행정의 경험의 일 잘하는 ‘무사고 베테랑 모범운전자’ 입니다. 행정 경험과 정무적 감각이 있고, 문제 해결 능력도 검증받았죠."
그는 '미래 아젠다'를 거듭 강조했다. 청년이나 부동산 같은 주제는 진보냐 보수냐의 진영논리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특히 청년들의 위기가 한국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 미래먹거리에 적합한 교육생태계를 조성하고 '청년 기본소득' 정책을 실험해 실제로 생산성이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해결책도 가지고 있어요. 먼저 재건축ㆍ재개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봐요. 지금은 35층 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로 묶였죠. 또 좋은 주택을 시민들이 예측할 수 있게 공급해줘야 합니다. 제가 시장이 된다면 매년 13만 호씩, 5년간 양질의 총 65만 호 공급으로 주택시장에 숨통을 틔워주겠습니다."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서남권 G밸리 ‘굿(good) 뉴타운’ 사업으로 5년간 주택 20만 호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대규모로 추진했던 뉴타운을 지역 여건에 맞게 쪼개서 추진하면 영등포, 구로, 금천 서남권에만 주택 20만 호 공급이 가능하다. '굿 뉴타운'은 집주인만 배 불리고 전·월세 세입자를 쫓아내는 '눈물의 재개발'과도 다르다는 게 조 구청장의 생각이다.
"서울시 전역을 꼼꼼히 살펴보면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곳이 많아요. 지금 추진 중인 214개의 정비사업과 해제지역에 대한 정비사업을 다시 추진하면 총 35만 호를 공급할 수 있죠. 재원은 재개발을 통한 공공기여, 일명 ‘서울균형발전기금’으로 마련하면 됩니다. 제가 40년간 도봉부터 서초까지 이사만 10번을 다녀서 동서남북을 잘 아는데 '강남·북 균형개발' 시각으로는 해법이 안 나와요. '동서남북 균형개발'을 추진해야 합니다."
조 구청장은 마지막으로 ‘서울을 서울답게’ 만들고, 시민들의 삶에 ‘플러스 시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민생정치, 민생행정’도 복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일 잘하는 시장을 선출하는 것’이 정권 교체의 초석이 될 겁니다. 저는 내년 선거를 통해 서울시민이 그 중요한 일을 해내실 것이라고 믿어요. 저는 일 잘하는 준비된 시장입니다. 서울을 매력 있고 활기찬 도시로 만들도록 연습 없이, 야무지게 챙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