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1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추가 경기 부양책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에 상승했다. 달러 약세도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다만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는 시장에 우려를 안겨줬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3%(0.66달러) 상승한 53.57달러에 마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5%(0.29달러) 오른 56.35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 지수는 이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화상 간담회에서 당분간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자 하락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를 인상할 때가 되면 우리는 확실히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도 “당분간은 그럴 시기가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후 7시 15분 2조 달러(약 2192조 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강화된 실업보험과 코로나19 백신 보급 지원금, 연방정부 및 주 정부 지원금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보이면 원유 수요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감이 유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다만 중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 소비국인 중국은 전날 8개월 만에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고 신규 확진자 수도 큰 폭으로 늘었다. 유럽 주요국은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다시 봉쇄 조치를 꺼내 들었다.
브렌트유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계획에 힘입어 11개월 이내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우디는 2월과 3월에 하루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비요나르 톤하우젠 리스타드에너지 석유 시장 책임자는 “사우디의 감산은 시장에 반영됐다”며 “가격 합리화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