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으로 덩치를 불린 쿠팡이 '라이브 방송'(이하 라방)에 나서며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쿠팡이 선보인 라방은 유통사가 직접 주체가 되어 상품을 파는 방식이 아닌, 크리에이터가 채널을 개설해 하는 운영하는 방식으로 오픈마켓과 유사하다. 현재 안드로이드 체제에서 시범 운영 중으로 조만간 IOS(아이폰 운영체제)에 테스트를 거쳐 정식 서비스에 나선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4일부터 라이브커머스 서비스 ‘쿠팡 라이브’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현재 화장품 등 뷰티템으로 품목을 한정해 안드로이드 버전을 테스트 중이다.
전통 유통업체들이 판매 주체가 직접 유통사가 되는 방식을 대부분 채택한 것과 달리 쿠팡의 라방은 개방형 플랫폼이다. 크리에이터나 판매자는 누구나 등록해서 방송할 수 있다. 유통채널 중 G마켓이나 옥션과 같은 오픈마켓을 라이브 커머스에 도입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쿠팡은 ‘쿠팡 라이브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의 앱을 출시하고 참가자를 모집했다. 방송을 진행하는 역할을 맡는 크리에이터는 라방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며 상품을 소개하고, 참여한 방송의 판매 성과에 따라 보상을 받게 된다.
이는 롯데나 신세계 등이 직접 크리에이터를 섭외해 직매입이나 입점한 상품을 파는 방식과 다르다. 대부분의 유통사들은 날짜별로 방송을 배정하고 유통사가 주체가 돼 방송에 나선다. 이른바 홈쇼핑의 온라인ㆍ모바일화 버전인 셈이다.
롯데백화점의 ‘100LIVE’를 비롯해 최근 신세계가 공들이는 ‘쓱라이브’도 유통사가 브랜드나 판매사와 협의를 거쳐 특정 시간을 지정해 방송을 내보낸다. IT업체 중에 라방에 뛰어든 카카오커머스 역시 전용 스튜디오를 갖추고 고퀄리티 방송을 하고 있다. 이 경우 유통사의 통제 하에 방송을 진행하게 되면서 방송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업체의 경우 하루에 1~2건 정도 방송을 진행하고, 전용 스튜디오나 해당 유통사의 점포 등에서 방송을 촬영한다”면서 “방송의 품질 관리가 가능하고, 상품 판매 수익과 해당 브랜드 및 유통사의 마케팅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개방형 라이브 방송을 채택한 곳으로는 네이버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3월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대상으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제공했고, 7월에는 쇼핑라이브로 정식 출범했다. 일정 자격을 갖추면 누구나 채널을 개설해 판매가 가능하다.
쿠팡이 개방형을 채택한 것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기업공개 과정에서 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픈마켓 방식은 거래액이 높아 유통사의 덩치를 불리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크리에이터 등의 관리가 어려워 유통사 자체 평판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쿠팡 관계자는 “현재 시범 테스트 중으로 열려있는 오픈마켓 형식의 라방으로 보면 된다”면서 “정해진 사람에게만 시범 서비스를 하는 안드로이드 클로즈 베타 서비스로 아이폰 IOS까지 가능할 때 정식 론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통가의 라이브커머스는 구색 갖추기가 아닌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전통 유통업체와 이커머스, 홈쇼핑 업계를 비롯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업체까지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베스트 투자증권은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올해 4조5000억 원에서 2022년 6조 원, 2023년 8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