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장관이 취임 1년 9개월 만에 중소벤처기업부를 떠난다. 제2벤처붐 확산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한편 중기부의 부처 승격 이후 안정적인 정착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박영선 장관은 오후 2시 대전청사에서 열리는 중소벤처기업부 확대간부회의를 마지막으로 장관으로서의 모든 일정을 마친다. 2019년 4월 8일 취임 이후 654일 만이다. 박 장관은 일본 수출 규제, 코로나19 사태 등 이슈 때마다 전면에 나와 소상공인과 중소벤처기업들의 해결사로 나섰다.
일본 수출 규제 당시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기업과 상생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새희망자금 등 적극적인 소상공인 지원 정책으로 호평을 받았다. 마스크 부족 대란 당시에는 스마트공장 보급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특히 박영선 장관이 이끈 ‘2기 중기부’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일자리 부문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의 호황기를 이끌어내면서 벤처투자 4조3000억 원, 신설법인 12만 개, 유니콘 기업 수 세계 6위 등 제2의 벤처붐이 도래했다.
부임 첫해에는 벤처 분야에서만 일자리가 11만7000개 창출됐다. 이는 같은해 대기업 4대 그룹의 신규 고용(2만1000개)보다 5.6배 많은 수치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기업 전체 고용은 80만4000명으로 대기업 4대 그룹 고용(66만8000명)보다 13만6000명이 더 많았다. 창업기업 수(3분기 기준)도 전년보다 21.9% 증가한 115만개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배경에는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있었다. 박영선 장관은 취임 이후 ‘아니유니콘200’,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등과 같은 K-유니콘 프로젝트를 비롯해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경진대회 '도전! K-스타트업 2020', 'COMEUP(컴업)‘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창업생태계를 조성에 나섰다. 또 스마트대한민국 펀드, 소부장 펀드 조성으로 벤처 자금 조달 통로를 열었다.
부처로 승격한 중기부의 내실을 다지는 데도 한몫했다.
매년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편성하며 소상공인, 벤처, 중소기업을 지원 사격했다. 특히 중소기업 예산 체계를 세분화해 개편했다. 예산 증액과 더불어 혁신 역량을 보유한 기업을 발굴하기 위함이다. 1년, 1억 원 중심으로 단기·소액성이었던 지원체계를, 3년 이상 최대 20억원 이하 규모로 확장하고 벤처투자형 R&D 도입하는 등 지원을 확대했다.
이외에도 중소기업과 대기업과 간 상생협력 문화를 확산하는 데 집중했다. 상생협의회와 상생조정위원회를 설치 외에도 자상한 기업,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상생협력 프랜차이즈 발굴 확산 등 협업 체계를 구축하면서 상생협력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26개 대기업이 자상한 기업으로 선정됐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박영선 장관 후임으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권칠승 의원은 대구 경북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경기도의회 의원 등을 거쳤다. 20대와 21대 국회의원으로 당선, 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