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교실' 운영하는 한국감정평가사협회
2013년부터… 청소년 진로교육 공로로 교육부 장관 표창
교안 만든 박혜준 평가사 "학생들이 체험하며 매력 느끼게"
한국감정평가사협회는 지난 연말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 표창을 받았다. 2013년부터 '감동교실(감정평가사와 동행하는 감정평가교실)'을 운영하며 청소년 진로교육에 애쓴 공을 인정받았다. 감동교실은 7년 동안 다문화 가정과 산간 벽지, 낙도 등 진로교육을 원하는 청소년이 있으면 어디든 찾아간다. 최근에도 전북 부안군 위도와 경북 울릉군을 다녀갔다. 말 그대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다. 19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감정평가사회관에서 감동교실 기초를 닦은 박혜준 감정평가사와 최백열 감정평가연수원 실장을 만났다.
감동교실 교육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청소년에게 생소할 수 있는 감정평가사란 직업을 소개하는 것이다. 감동교실 교안(敎案)을 만든 박 평가사는 "저조차 감정평가사란 직업을 다른 회사에 다니다 알게 됐다. 이렇게 좋은 직업이 있었는데 미리 알지 못해 아까웠다"며 "진로를 고민할 때 직업을 하나 더 알면 선택 폭이 넓어질 수 있다. 학생들이 감, 정, 평, 가 , 사, 다섯 글자만 기억하고 있어도 성공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감동교실 수업은 일방적으로 감정평가사란 직업 장점을 자랑하지 않는다. 대신 학생이 감정평가사 일을 체험하게 하며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박 평가사는 학생들에게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아이돌 그룹 콘서트 표를 친구에게 되팔 때 어떤 식으로 값을 매길지 고민하게 했다. 박 평가사는 "다른 사람이 제시하는 가격, 본인이 원래 표를 샀던 가격, 콘서트 표로 친구가 얻을 수 있는 효용 등 여러 가지를 고민해 가치를 매기게 했다"고 말했다. 큰 틀에서 감정평가 현장에서 사용되는 원리들이다. 마지막엔 감정평가서에 평가 이유를 적고 서명하게 했다. 박 평가사는 "학생들이 어려운 용어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스스로 가격을 결정하며 즐거워했다"고 떠올렸다.
감동교실은 학생들이 부동산에 관한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도 돕고 있다. 박 평가사는 "부동산도 자산이긴 하지만 이젠 누군가는 집을 못 갖는 상황까지 왔다"며 "필수적인 거주 공간으로서 집과 부동산의 의미를 설명했다"고 했다. 등기부 등록이나 건축물대장 등 부동산 관련 서류에서 확인할 점이나 부동산 범죄 예방 방안도 알려준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은 감동교실 감정평가사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교육 현장을 묻자 최 실장은 울릉도를 꼽았다. 그는 "섬이라고 정보 격차가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감정평가사란 직업에 관해 사전조사까지 해 오더라"면서도 "코로나 때문에 그 해 울릉도에서 처음 열린 진로교육이었다. 그런 기회가 드물다보니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에게 앞으로 감동교실이 어떻게 성장하길 바라는지 물었다. 최 실장은 "감정평가사만 교육 현장을 찾아가는 게 아니고 아이들도 감정평가사가 일하는 현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작년에 학교까지 섭외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불발돼서 아쉬웠다"고 했다. 박 평가사는 "감동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준 것보다 얻은 게 더 많다. 내 직업에 관한 자부심과 윤리의식을 더 높일 수 있었다"며 "더 많은 감정평가사가 참여해 이런 보람을 느끼고 아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더 밀접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