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노동기구(ILO)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 노동시간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8.8% 줄었다고 밝혔다. 감소분은 정규직 2억5500만 명의 근로시간에 해당하며 2009년 금융위기로 잃었던 근로시간의 4배다.
근로시간이 크게 줄어들면서 근로소득 역시 전 세계적으로 8.3% 감소했다. 금액으로 치면 3조7000억 달러(약 4078조8000억 원)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4%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령별로는 25세 이상 성인의 평균 실업률이 3.7%였던 반면, 15~24세 청년층이 일자리를 잃은 비율이 8.7%로 특히 높았다. 아울러 여성의 5%, 남성의 3.9%가 각각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돼 상대적으로 여성에 미친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숙박업과 요식업 분야에서 약 20%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실직자의 71%(8100만 명)는 구직활동을 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이 사람들은 팬데믹 관련 규제로 일을 할 수 없거나 일자리를 찾는 것을 포기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ILO는 올해 일자리 전망에 대해 각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하반기 고용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했을 때 총 근로시간은 팬데믹 이전 대비 3% 감소할 것으로 추산, 각국에 청년과 여성 고용 대책을 촉구했다.
라이더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1930년 세계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노동위기”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타격이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불안정하지만 회복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