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에게 들은 전래동화서 영감 받아
‘아동·청소년 문학계 노벨상’인 뉴베리 메달의 영광이 한국계 미국인 작가에게 돌아갔다. 그는 어릴 적 외할머니에게 들은 전래동화에서 영감을 받아 호랑이에 관한 소설을 탄생시켰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도서관협회(ALA)는 27세 한국계 미국인 테이 켈러 작가의 ‘호랑이를 잡을 때’가 2021 뉴베리 메달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1921년 처음 제정돼 올해로 100번째 수상작을 선정한 뉴베리 메달은 아동·청소년 문학계 노벨상으로 불린다.
켈러는 ‘호랑이를 잡을 때’가 “(주인공) 릴리의 가족이 병든 할머니의 집으로 이사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라며 “할머니가 들려준 한국 전래동화 속 신비한 호랑이가 나타나 가족의 비밀스러운 역사를 밝혀낸다”고 소개했다. 또 자신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김치와 흑미밥, 이야기를 양분 삼아 자랐다”고 표현했다.
ALA는 선정 이유에 대해 “마술적 사실주의의 걸작인 이 작품은 사랑과 상실, 희망에 관한 이야기로 한국 민속문화의 삶을 살아나게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과거를 공유하고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고 전했다.
뉴베리 메달 위원회의 위원장인 존다 맥네어 박사는 “이야기의 힘을 알려주는 켈러의 매혹적인 작품은 독자들이 필요할 때 자기 안의 호랑이를 깨워 힘과 용기를 발휘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평가했다.
켈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책은 수많은 삶의 경험과 이야기를 가진 할머니에 대해 알아가면서 탄생했다”며 “한국의 민속문화와 역사에 대해 많이 연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라면서 (전래동화를) 많이 들었지만, 완전히 깊이 이해한 적은 없었다”며 “이 책을 쓰면서 얻은 가장 값진 성과”라고 덧붙였다.
켈러의 어머니인 노라 옥자 켈러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하와이로 이주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1997년 소설 ‘군 위안부’와 2002년 ‘여우 소녀’를 쓴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