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분기 기준 1000억 달러(약 110조50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이날 실적 호조에도 회사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 가까이 하락 중이다.
애플은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후 2021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이 기간 회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한 1114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031억 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은 1.68달러로 이 역시 시장전망치(1.41달러)를 넘어섰다.
이러한 어닝 서프라이즈 배경에는 아이폰12의 판매 호조가 있었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스마트폰 매출은 665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557억6000만 달러) 대비 약 15%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594억 달러를 예상했었다. 그간 애플은 매년 9월에 신작 아이폰을 공개해왔으나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한 달 늦은 10월에 아이폰12를 발표했음에도 판매 호조를 이어갔다.
아이폰 외에도 모든 제품군에서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맥(Mac) 매출은 86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고, 아이패드 매출은 84억4000만 달러로 41% 늘어났다. 두 제품군 모두 시장 전망치를 모두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에 재택근무와 온라인 비대면 수업이 늘면서 아이패드와 맥북 컴퓨터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앱스토어, 아이클라우드를 포함한 서비스 사업의 매출은 157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4% 성장했고,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액세서리 부문 매출은 129억7000만 달러로 28% 늘었다.
이날 애플의 주가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정규 거래에서 0.77% 하락한 142.0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2% 넘게 하락 중이다. 애플 주가는 지난해에만 81%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3개월 사이에만 20% 넘게 급등했기 때문에 월가 추정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했다는 것만으로 주가가 상승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애플은 향후 실적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애플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확실성을 이유로 4분기째 실적 전망을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