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장남' 유대균, 11억 종합소득세 불복 소송 2심서 뒤집혀 승소

입력 2021-01-28 16:09수정 2021-01-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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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균 씨. (뉴시스)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 씨가 11억 원대 종합소득세 부과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9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는 28일 유 씨가 서초세무서를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부과처분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반환금으로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처분을 해 위법하고 정당세액을 산출할 자료가 부족하므로 이 사건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유 씨는 상표권 등의 사용료 명목으로 청해진해운 등으로부터 약 68억 원을 받아 횡령했다는 혐의로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서초세무서는 2014년 세무조사를 벌여 해당 회사들에 소득금액변경통지를 하고 이를 반영해 유 씨의 소득을 재산정한 다음 11억3000여만 원의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을 했다.

유 씨는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형사재판 도중 회사들에 약 49억 원을 반환한 것을 반영하지 않아 위법하다는 취지다.

1심은 “유 씨가 사용료 일부를 공탁한 것은 이미 형사사건에서 횡령의 유죄판결이 선고된 이후로 양형에 반영 받기 위해 피해를 회복한 것”이라며 “해당 회사들이 자발적인 노력으로 사용료를 회수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법인의 자발적 노력으로 사외 유출된 금액을 회수하고 이익금에 포함해 신고하는 등 요건을 갖춰야 사내유보로 소득처분을 하도록 한 구 법인세법 시행령 106조 4항 등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반면 2심은 “이 사건 반환금은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에 해당한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뇌물 등으로 인한 위법소득이 몰수·추징되는 경우와 횡령으로 인한 위법소득이 반환되는 경우를 비교하면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며 두 경우 모두 후발적 경정청구를 허용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세금의 부과를 벌금의 선고와 동일시할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원칙적으로 형사처벌과 관계 없는 조세법을 해석하면서 해당 범죄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 효과 감소 등을 이유로 원고가 반환한 이득에 대해서까지 후발적 경정청구를 허용할 수 없다고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1심이 판단 근거로 삼은 법 조항도 후발적 경정청구를 배제하는 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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