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양판점이 온라인몰을 통해 가전제품뿐 아니라 패션과 과일까지 취급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대형 체험형 시설을 늘리는 것과 함께 종합 쇼핑몰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려는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랜드는 지난해 9월 과일 등 농수산물 도소매업과 부대 사업 일체를 정관에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지난해 추석 농가 돕기 과일 판매 행사에 이어 올해 설 명절을 맞아 온라인 쇼핑몰에서 5일까지 서울청과와 협력해 ‘선한과일 기획전’도 진행한다.
이번 기획전에서 전자랜드는 명절 선물용으로 인기 높은 사과·배·감귤·한라봉·레드향·천혜향 등 과일과 선물세트(500세트 한정 판매)를 판매한다. 특히 과대 포장을 없애고 유통 과정을 최소화해 우수한 품질의 과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함께 전자랜드는 온라인몰에 골프 카테고리도 새로 만들었다. 여기서는 캘러웨이 골프클럽이나 미즈노, 핑, 엠유 등의 용품을 판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과일은 현재는 이벤트 행사지만 상시 판매도 검토 중”이라면서 “온라인몰은 종합 쇼핑몰 개념으로 골프용품과 건강식품 등 다양한 품목의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가전 양판점은 체험을 강조한 대형 매장도 확대하고 있다. 2017년 7월 이후 개점한 매장을 모두 ‘체험’을 강조한 ‘파워센터’로 오픈한 전자랜드는 지난해 로드숍과 대형마트 내 숍인숍 등 10곳을 신규로 오픈했다. 현재 파워센터는 83개로 향후 전국 129개 매장 전체를 체험형 파워센터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온라인몰 취급 품목 확대와 체험형 점포 확대 등 전자랜드의 전략 변화는 롯데하이마트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하이마트는 오프라인 대형 점포를 늘리고, 온라인몰에서는 패션 등 취급 품목을 늘리며 부활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이마트는 전자랜드보다 1년가량 앞선 2019년 3월 정관을 변경해 온라인몰에서 스포츠와 레저, 패션, 문구, 오피스, 식품, 도서 등의 취급 품목을 확대했다.
지난해 1월엔 서울 잠실점에 프리미엄 가전 체험형 매장인 ‘메가스토어’ 1호점의 문을 연 이후 8월 말까지 수원, 안산, 선부, 울산 등 총 7곳에 체험형 매장을 꾸렸다. 연내 10여 곳을 추가로 개장할 예정이다.
메가스토어는 가전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체험 콘텐츠를 갖춘 1652㎡(500평) 이상의 대형 매장이다.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총망라하고 편의시설을 갖춰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편안하게 쇼핑도 하고 체험도 즐길 수 있는 매장을 추구한다. 특히 잠실점의 경우 카라반, 요트, 가구, 1인 미디어 전문관을 구성하고, 배틀그라운드와 리그 오브 레전드(LOL, 롤) 등 e스포츠 아레나까지 꾸민 체험형 점포로 탈바꿈했다.
성과도 좋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매출은 각각 1조1157억 원과 1조4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 6.5% 올랐고 4분기에는 9671억 원으로 3.4%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실은 더 좋다. 2019년 1098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41.1% 떨어졌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686억 원으로 53.6%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통상 가전은 가격대가 높아 오프라인 구매가 많은 품목"이라며 “가전양판점들이 온라인몰에서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면서 진입장벽을 낮춘 후 고급 가전 구입까지 이어지게 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