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들이 최근 몇 년새 명절 자율 휴무제를 도입했음에도 올해 설날 문 여는 편의점은 되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귀포족(귀성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난 데다 밸런타인데이라는 편의점 최대 명절까지 겹쳐 매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당일(12일) 편의점 GS25와 CU 점포는 전체 점포 가운데 8% 정도만 문을 닫을 전망이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설 당일 문을 닫는 가맹점의 신청을 받은 결과 신청 점포는 총 1100여 곳으로 집계됐다. 이 업체는 지난해 초 표준가맹계약서 개정안을 반영해 명절 당일 휴점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이 제도 도입 전에는 가맹점주가 지역영업본부와의 협의를 통해 명절 당일 휴무를 결정했지만 지난 추석부터 새로 도입한 ‘자율 휴무 신청 제도’를 통해 가맹점주는 점포내 전산시스템(POS)으로 신청만 하면 쉴 수 있게 돼 절차가 훨씬 간편해졌다.
GS25의 작년 11월말 점포수가 1만4520개 정도로 추산할 때 대략 7.6%가 설 당일 문을 닫는 셈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추석에도 1100여 곳이 휴무에 나선 바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명절 귀성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타격으로 하루라도 매출을 만회하려는 점주도 있고, 명절 연휴 기간 밸런타인데이가 낀 점도 작용했다”면서도 “다만 유흥가나 오피스 상권은 매출 부진에 아예 문을 닫겠다는 점주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CU는 지난달 8일까지 점포 단말기로 지원을 받은 결과 설 당일 점포의 10% 가량이 문을 닫기로 했다. 작년 11월 기준 이 업체의 점포수는 1만4898개로 계산할 때 1500여 개가 문을 닫는 셈이다. 이는 지난 추석 명절 전체 점포의 10% 가량인 1450개 가량이 휴무했던 것과 비교하면 휴무 점포는 50곳이 증가했지만, 올해 설 당일 문 여는 점포는 300여개가량 더 늘었다.
CU 관계자는 “본사에서 전산으로 신청을 받았고, 신청한 점포는 모두 설 당일 휴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는 신청을 받고 취합 중이다. 이마트24는 계약 시 영업일수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데, 신청만으로 한도 내에서 휴무를 결정할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이마트24의 지난해 추석 당일 문을 닫은 점포는 1374개로 전체의 27.7%를 보인바 있다. 이는 2019년 추석 35%(1446곳)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실제 구인구직업체 사람인이 직장인 143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시대 설 연휴’에 대해 조사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6명은 설 연휴에 고향 방문 대신 집에 머물 계획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설 연휴 마지막 날과 겹치는 밸런타인데이에는 대부분의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데다, 연휴 기간 택배도 휴무하기 때문에 편의점의 반사익이 기대된다.
한편, 편의점들은 설 연휴와 밸런타이를 겨냥해 이색 상품 출시에 공 들이고 있다. GS25는 △카카오프렌즈 7종 △어몽어스 4종 등 총 17종의 단독 협업 상품을 선보이고, CU는 말표 구두약, 서울랜드 지구별 컬래버 상품을 내놨다. 세븐일레븐은 시멘트 브랜드 ‘천마표 시멘트 팝콘’를, 이마트24는 하이트진로 두꺼비와 손잡고 두꺼비 굿즈 2종(저금통세트·컵세트)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