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준법감시위원회 출범 1년…관행과 악습 깨고 준법경영 강화행보

입력 2021-02-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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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대국민 사과ㆍ무노조 경영 폐기 등 승계ㆍ노조ㆍ소통서 성과
재판부로부터 실효성 인정 못 받아…준법위 “결과로 실효성 증명”
준법경영 제도화ㆍ컨트롤타워 조직 준법경영 틀 마련은 과제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26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회의실에서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관계사 최고경영진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양측은 준법경영을 다짐했다. (사진제공=삼성준법감시위원회)

삼성의 준법 경영을 감시하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출범 1년을 맞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리한 재판 결과를 위해 급조됐다는 비판 속에서 출범한 준법위는 그동안 삼성의 준법경영 틀을 마련하며 지속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준법위는 삼성 7개 계열사들(삼성전자ㆍ삼성물산ㆍ삼성SDIㆍ삼성전기ㆍ삼성SDSㆍ삼성생명보험ㆍ삼성화재해상보험)이 준법위 설치·운영에 합의하면서 지난해 2월 4일 출범했다.

준법위는 출범 당시 자율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준법위가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서 유리하게 쓰이기 위해 급조한 ‘겉치레 면피용’ 꼼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준법위가 ‘초법적으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른다’, ‘옥상옥 제도다’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준법위는 그동안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및 4세 승계 포기△무노조 경영 폐기 △삼성의 시민단체 후원내역 무단열람 사과 △시민단체와의 첫 만남 등 준법위가 핵심 의제로 삼은 승계, 노조, 소통 3가지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들어 준법위는 재판부로부터 실효성을 인정받지 못하며 입지가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준법위는 “판결과는 상관없이 제 할 일을 계속해 나가겠다. 오로지 결과로 실효성을 증명해 내겠다”라며 의지를 다시 다졌다.

이 부회장도 옥중 메시지를 보내 준법위에 힘을 실어줬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변호인을 통해 준법위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위원장과 위원들께는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준법위는 이 부회장 부재 속에서 삼성 7개 관계사 사장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준법위와 삼성 7개 계열사 경영진과의 간담회에서 김지형 준법위 위원장은 만남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준법경영을 통해 삼성이 초일류기업을 넘어 존경을 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화답했다.

남은 과제는 삼성 계열사 외에도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사업지원TF의 준법경영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사업지원TF는 삼성이 2017년 초 그룹 해체의 상징으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없앤 뒤 신설한 조직이다.

김지형 위원장은 지난해 말 송년사에서 “그룹총수 중심의 컨트롤타워 조직에서 생길 수 있는 준법 리스크를 그룹 이슈의 주요대상으로 삼기로 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준법경영 제도화를 완전히 뿌리 내리게 하는 것도 과제다. 재계 관계자는 “준법위는 1년간 각 사의 준법 컴플라이언스팀 위상을 높이는 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으로의 과제는 준법경영이 삼성의 기업 문화로 정착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준법위 관계자는 “각 사의 준법의식이 높아질 수 있는 한 해로 만드는 것이 올해 목표”라며 “위원회에서 여러 산적한 현안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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