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장 심각한 경쟁국” 언급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방문 부처로 국무부를 택했다. 외교의 귀환을 알린 것으로 동맹 재건을 강조한 반면 러시아ㆍ중국에는 날을 세웠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국무부를 찾아 외교정책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연설에서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한국 정상들과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미국이 돌아왔다. 미국의 동맹은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리 군사력이 외교정책과 국가안보 우선순위에 부합하도록 미군의 전 세계 배치를 재검토할 것”이라며 “검토가 진행되는 동안 주독 미군 철수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독 미군 축소 정책에 제동을 건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독일의 국방비 지출이 적다는 이유로 주독 미군을 3만6000명에서 2만4000명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독일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해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갈등 중인 한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독 미군 감축을 중단하면서 주한미군 관련 정책 방향도 수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도 동맹 회복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동맹을 재건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세계에 재관여하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기후변화 등 도전과제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는 날을 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가장 심각한 경쟁국'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중국의 미국 번영, 안보, 민주주의 도전에 직접 맞설 것“이라며 대중 강경 방침을 시사했다. 다만 ”중국이 미국의 이익이 될 때, 우리는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를 향해서도 '악의적 행동이 용인되던 시절은 끝났다"면서 "대가를 부과하고 미국 이익을 수호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조건 없는 석방도 요구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에는 권력을 포기하고 구금자를 석방할 것을 재차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 문제 관련해 예멘에서 공격적 작전을 위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겠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주권을 수호하는 데 필요한 지원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에서 수년간 최저치를 기록한 난민의 미국 입국 수를 12만5000명으로 늘리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21회계연도 기준 난민 수용 범위를 1만5000명으로 제한했다. 이는 1980년 이후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