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달 말까지 신선란 2400만 개 수입해 가격 안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 주춤하면서 정부가 예방적 살처분 대상을 축소한다. 고공행진 중인 계란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이달 말까지 신선란 2400만 개를 수입할 계획이다.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최근 AI와 관련한 종합적인 상황 진단을 거쳐 앞으로 2주간 예방적 살처분 대상 조정 등 대책을 마련했다고 15일 밝혔다.
우선 방역당국은 현재 AI 확산이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이번 겨울 야생조류에서는 고병원성 AI 항원이 184건 검출됐다. 앞서 가장 피해가 컸던 2016∼2017년 59건의 3.2배 수준이다. 반면 가금농장에서는 경기부터 제주까지 95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2016~2017년 당시 342건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최근에도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항원이 꾸준히 검출되고 있지만, 하루 평균 검출 건수는 올해 1월 3.5건에서 이달 들어 검사 중인 건을 포함해 2.75건으로 다소 감소했다. 가금농장 역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나 하루 평균 발생 건수는 1.4건에서 0.83건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중수본은 2주간 예방적 살처분 대상을 축소 조정하고, 향후 위험도에 대한 재평가를 시행해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먼저 예방적 살처분 대상은 발생농장 반경 3㎞ 내 모든 축종에서 반경 1㎞ 내 발생축종과 같은 축종으로 제한한다. 대신 살처분 반경이었던 3㎞ 내 남은 모든 가금 농장에 대해서는 정밀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실장은 "과거 고병원성 AI가 심각하게 확산한 경우는 적용 지역을 10㎞까지 확대했었다"며 "이번에는 3km 내 살처분을 우선 적용해 수평전파를 최소화한 후 살처분 대상을 축소 조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체계는 더욱 강화한다.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가금 개체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기존 간이검사에서 정밀검사로 전환하고, 산란계·종계·메추리 등 일부 축종은 검사 주기를 월 1회에서 2주 1회로 단축한다.
또 농장 내부와 주변의 바이러스 제거를 위해 1100여 대의 소독차량을 동원해 농장 주변과 진입로에 대해 매일 집중소독을 실시하고, 이달 말에서 3월 초 알 생산농장에 대해 일제 정밀검사를 추가로 시행할 계획이다.
박 실장은 "가금농장에서의 AI 발생 위험이 남아있는 만큼, 이달 말까지로 예정된 특별방역대책기간의 연장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AI 발생에 따른 가금산물 수급안정 방안도 내놨다.
현재 특란 30개 가격은 지난달 초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산란계 농장에서의 고병원성 AI 발생이 늘어난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상승폭이 커졌다. 다만 할당관세 적용 등 계란 수급 안정 대책을 시행한 28일 이후에는 다시 상승세가 완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30개 한 판 기준 가격은 지난해 10월 5721원에서 올해 1월 6000원을 넘어섰고, 이달 10일 기준 평년보다 40.3% 오른 7481원으로 조사됐다.
다만 마트에서 판매하는 10개들이 브랜드 포장란 가격은 5000~8000원대로 AI 발생 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설 기간까지 2000만 개의 신선란을 수입했고, 설 이후에도 15∼18일 500만 개를 포함해 이달 말까지 2400만 개의 신선란을 수입해 공급할 계획이다.
과거 국내산 신선란을 사용하던 대형 식품가공업체는 이달 100톤(1150만 개)을 시작으로 6월까지 1180톤(5504만 개)의 가공란을 수입하기로 확정했다.
박 실장은 "AI 발생으로 산란용 종계 13만5000마리가 살처분됐지만 지난달까지 13만9000마리가 관세 없이 수입됐고, 현재 산란종계는 60만4000마리로 평년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계란 수급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계획 물량의 차질 없는 수입 등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