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 시위대에 고무탄 발포…시위 진압 수위 높여

입력 2021-02-1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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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달레이서 새총·고무탄 사용…총 겨누는 모습도 목격
형법 개정·인터넷 차단 등으로 시위대 압박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15일(현지시간) 군경이 한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만달레이/로이터연합뉴스

미얀마 군경이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을 발포했다. 군부는 형법을 개정해 시위대 처벌을 강화하는 등 시위대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얀마 군경은 이날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고무탄을 사용했다. 다만 실탄 사격을 가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시위 참가자들은 여러 사람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는 만달레이의 미얀마경제은행 앞에서 벌어졌다. 시위에 모인 인원은 1000여 명으로, 약 10대 트럭 규모의 군경은 시위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시위대를 향해 새총을 쏘기 시작했다. 군경은 경찰봉과 군봉으로 시위대를 공격했고, 총소리도 들렸다.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누는 모습도 목격됐다.

수도 네피도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서 밖에 모여 시위 도중 구금된 고등학생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13~16세 학생들이 평화롭게 시위를 하던 중 경찰이 급습해 학생들을 체포해갔다. 20~40명의 학생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가 네피도와 양곤, 만달레이 등 주요 도시에서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군부는 군 병력을 이동시키며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 양곤 시내 주요 도로에는 장갑차가 배치됐다. 시민들은 장갑차 주변에 모여 ‘우리는 쿠데타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미얀마 군경은 물대포와 고무탄 등 시위대 해산을 위해 폭력을 사용하고 있다. 네피도에서는 9일 시위 도중 경찰의 실탄 사격을 받은 사람이 뇌사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는 전날 저녁부터 8시간가량 인터넷 사용을 차단했다. 인터넷 차단은 대량 체포나 폭력 진압 등을 은폐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 한 시위대 참가자는 “오전 1시부터 우리는 서로 안전한 곳에 있는지 확인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군부는 또 야간 체포를 단행하고 정부나 군대에 대한 증오심을 조장하는 행위에 징역 20년을 선고할 수 있도록 형법 개정안을 발표하는 등 반대 목소리를 없애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군부 홈페이지에 게시된 형법 개정안에 따라 군대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방해하면 7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으며 가짜뉴스를 퍼뜨리거나 공포심을 조장하면 3년 형을 받을 수 있다.

톰 앤드루스 미얀마 유엔 인권 특별 대사는 “미얀마의 장군들이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다”며 “야간 급습과 체포가 늘었고 더 많은 권리가 박탈됐다. 절망의 신호”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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