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가장 오른쪽 계신 분" vs 나경원 "내가 왜 오른쪽?"
오세훈·조은희, 박영선 협공 "내가 말한거 따라한 듯", "현실성 너무 떨어져"
국민의힘 소속으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오신환 후보가 16일 1차 맞수 토론에서 맞붙었다.
나·오 후보는 이날 오후 국민의힘 유튜브 방송 '오른소리'를 통해 서로의 핵심공약에 대해 열띤 공방을 벌였으며, 공약 실현을 위한 재원 마련안에 대해서도 파고들었다.
나 의원은 오 의원의 공약 중 하나인 '청년소득 플러스'를 위한 재원 3조5000억 원의 마련 방안에 대해 의구심을 보였다. 청년소득 플러스는 소득이 없거나 월 소득이 1인 최저생계비에 미달하는 서울시 거주 청년들에게 최대 54만5000원을 기초 생계비로 매월 지급하는 지원책이다.
오 의원은 "서울시 재난지원금에서 우선 충당하고 부족분은 추가 경정예산 또는 본예산 편성으로 조달이 가능하다"면서 "게다가 2년간 한시적재원 공약으로 1년에는 1조7000억 원, 10년간의 재정계획을 세워 1년에 3500억 원씩 줄여나가면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 의원의 "재난지원금은 얼만지 아느냐"는 질문에는 "5000억 원이며, 이미 서울시에서 박원순 전 시장이 두 번에 걸쳐 재난지원금을 통해 지원한 사례가 있다"고 답했다.
오 의원 역시 역으로 나 의원의 '소상공인 위한 민생긴급구조기금 6조'에 대한 재원 마련 방안을 되물었다.
나 의원은 "순세제잉여금을 기본으로 실질적인 재정 다이어트를 통해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답하자, 오 의원은 "그게 더 모호한거죠"라고 반박했다.
이어 오 의원은 나 의원의 공약들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우선 나 의원의 '21분 도시', '30만호 공급' 등 2가지 부동산 정책 공약과 민주당측 박영선 후보가 내놓은 공약에 대해 "기본 컨셉은 거의 흡사한 거 같다"고 지적하며 차이점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나 후보는 "박 후보의 공약은 21개 다핵도시를 인위적으로 만들겠다는 내용이라면 우리는 이미 있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답변을 들은 오 의원은 "또 한가지, 역세권 대학에 반값아파트 1만호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서울시 역세권 주변에 공동택지가 어디 있나"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에 나 후보는 "역세권을 개발하며 용적률을 높여주고, 일정부분은 기부체납 받는 방식으로 할 것"이라며 "토지임대부 주택은 차량 기지 등을 통해 개발하는 부분을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 나 의원은 "공공임대와 반값 아파트 공공분양 총량이 30만호로 박 후보가 제시한 공공 분양 30만호와 다르지 않다"는 오 의원의 지적에 대해 "공공분양과 공공임대는 엄청난 차이며 기간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 의원은 나 의원의 주택 공급 확대 공약이 "지난 10년보다 더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지난 10년간 주택 공급량이 총 75만호인 반면, 나 의원께서는 10년간 4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하시니 오히려 더 줄어드는거 아니냐"고 묻자 나 의원은 "서울 주택 수치에 대한 통계 착오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오 의원은 "국토부 자료"라며 정확성을 강조했다.
나 후보도 오 후보의 태릉골프장 주택 공급 공약에 대해 "민간 재개발 해제 등 주택 공급이 가능한 지역이 있음에도 그린벨트 훼손하겠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오 후보는 "상암 미매각 부지, 태릉골프장 등 정부가 발표한 공공택지를 모아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민간택지가 오히려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단일화와 후보로서의 경쟁력에 대한 설전도 오갔다. 오 후보는 "나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보다 단일화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데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이냐"고 물었다.
나 후보는 "지금 국민의힘 후보 중에선 안 후보보다 잘 나오는 사람이 없지만,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되는 순간 엄청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비전과 정책으로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 후보가 "이번 선거는 중원 싸움이 중요해서 확장해야 이길 수 있다"며 "강경 보수 깃발을 들고 승리할 수 없다는 건 아시지 않나. 자유주의 상식 연합 얘기했는데 가장 오른쪽에 계신 분이 그 얘기를 하니까 될 것도 안된다"고 꼬집자, 나 후보가 "제가 왜 가장 오른쪽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패스트트랙 사태 당시의 이야기가 나오자 오 후보는 나 후보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였음을 언급하며 "서울시 상황에서 과연 갈등과 충돌을 유발하는 리더십이 맞나"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오신환 후보가 당시 강제 사보임을 당하며 패스트트랙 사태가 생겼다. 그때 페이스북 글을 안 올리고 조용히 반대 투표를 했으면 그런 헌정 유린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오 후보는 "거짓말 정치를 할 수 없다"고 받아쳤다.
이어 두 번째로 토론에 나선 오세훈·조은희 후보는 서로에 대한 정책 검증보다는 여권의 유력한 대항마인 박영선 후보를 협공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박 후보의 21개 다핵도시 공약, 부동산 정책을 집중적으로 겨냥했다.
조 후보는 “박 후보가 21개 다핵도시를 한다고 해서 깜짝 놀라 귀를 의심했다”며 “내가 지난해 국회 포럼과 내 저서에서 서울시는 25개 다핵도시로 가야한다고 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구는 학교, 어떤 구는 주택, 어떤 구는 공원이 필요하니 권한과 예산을 이양해서 따로 또 같이 ‘25+1 서울 메가시티’로 가자고 했는데 거기서 숫자 4개를 줄였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도 “박 후보가 30만호를 공공주택으로 공급한다, 토지임대부로 공급한다고 해서 비판했었다"면서 "토지임대부를 하려면 국공유지가 있어야 하는데 서울시에는 빈땅이 없다. 서울시 소유 땅이 있어야 한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박 후보가 내놓은 공약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우리 4명의 후보가 혼연일체가 돼 함께 싸울 때 서울시장 탈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조 후보는 “박 후보가 컨텐츠가 없으니, 무능한 문재인 정권의 사람을 영입하고 있다. 특히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영입이 제일 어처구니 없다. 문재인 정권이 북한의 눈치를 보는데, 서울시정을 걱정하는 분도 서울이 평양에 퍼주려고 영입을 하느냐고 우려한다”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최종 후보는 내달 2~3일 진행되는 여론조사를 거쳐 4일 확정된다. 전날 오후 진행된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 후보 1차 TV토론회에서는 박민식 전 의원과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승리를 거머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