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서도 위안화 거래 활발
매력적인 국채 수익률이 위안화 수요 높여
거래·결제 점유율 낮은 건 여전히 한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집계에서 런던 외환시장에서 지난해 10월 기준 중국 위안화 옵션 일일 거래량은 117억 달러(약 12조9285억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엔화(111억 달러)나 파운드화(100억 달러)보다 많았다. 옵션을 포함한 위안화 전체 거래량은 같은 기간 845억 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미국 뉴욕시장에서도 위안화 거래가 뚜렷하게 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달러·위안 현물 거래량은 하루 평균 78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전자중개시스템(EBS)에 따르면 런던과 뉴욕에서 위안화 현물 거래 규모는 2015~2020년 각각 90%와 131% 급증했다.
위안화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관련 비용도 줄어들고 있다. 시타델증권에 따르면 위안화 거래 비용은 100만 달러당 약 20달러로, 영국 파운드화와 비슷한 수준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 있는 한 쌍인 유로·달러 거래 비용 10달러에도 비교할 만하다. 신흥국 통화 거래 비용은 일반적으로 100달러를 넘는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위안화 수요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유지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도이체방크와 씨티그룹 등 글로벌 메이저 은행들은 런던과 뉴욕, 싱가포르 등 주요 외환시장에서 중국 전담 인력을 강화하는 등 수요가 계속 유지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웰스파고는 “위안화가 글로벌 통화 패권을 위한 전쟁에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며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이 광범위한 달러 움직임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중요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위안화를 진정한 글로벌 기축통화로 만들려면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전 세계 중앙은행 준비금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 달러화는 60%를 넘는다. 세계 2위인 중국의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매우 낮은 비율이다.
위안화의 글로벌 결제 비중도 3% 미만으로, 위안화 사용이 늘고 있지만 아직 점유율이 높지 않다. 국제결제은행(BIS)의 2019년 조사 기준 글로벌 외환거래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4.3%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