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회복에 수요 급증 기대 유입
장시동업·오즈미네랄드 주가 급등
글로벌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자 ‘닥터 코퍼(Dr. Copper)’로 불리는 구리 가격이 톤당 9000달러를 돌파했다. 관련 종목의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구리는 전 거래일보다 3% 이상 상승한 톤당 9132달러(약 1014만 원)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한때 톤당 9187달러까지 올랐다. 구리 가격이 9000달러를 넘은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구리 가격은 주요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되고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회복 신호가 지속하자 수요가 단기 공급을 웃돌 것이라는 기대에 상승했다. 니켈도 톤당 2만 달러를 넘어서며 구리와 함께 2011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구리는 건설과 전기, 전자 등 산업 전 범위에서 사용되는 금속이다. 경기 변동에 따른 수요 증감이 가격에 반영돼 글로벌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이 때문에 구리는 경기 전환점을 선행해 보여준다는 뜻에서 ‘닥터 코퍼’라 불린다.
골드만삭스그룹은 구리 강세 전망을 지지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춘제(설) 연휴가 지나 일주일간의 휴식이 끝난 데다 경기 회복세가 강한 것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상하이 상품거래소에서도 구리 가격은 급등했다.
LME 구리 선물 시장에서는 이미 ‘백워데이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백워데이션이란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선물가격은 현물가격에 미래 시점의 불확실성에 대한 보상까지 추가돼있어 현물가격보다 비싸다. 하지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물가격이 선물가격보다 높은 경우가 생기는데, 이를 백워데이션이라 한다.
블룸버그는 “백워데이션은 지난해 중국의 구리 수요가 기록적으로 증가했을 때 나타났다"며 "재고가 부족해지자 수요가 공급을 또다시 앞지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구리 관련 종목의 주가는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중국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장시동업의 주가는 홍콩증시에서 지난 1년간 134% 폭등했으며 최근 한 달간 52% 넘게 급등했다. 호주 구리 광산업체 오즈미네랄스 역시 지난 1년간 134%나 뛰었고, 최근 한 달간 11%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