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50만 명을 돌파한 것을 애도하며 모든 연방 기관에 5일간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오늘 오후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는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미국인이 50만 명이라는 침통한 이정표를 기릴 것”이라면서 “해질 무렵 촛불 점화 기념식 중 모든 미국인이 묵념에 동참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와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51만2397명, 누적 확진자는 2881만6232명이다. 누적 사망자 기준으로 전 세계 2위인 브라질(24만7143명)보다도 두 배 넘게 많다.
백악관은 이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를 개최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 전날인 지난달 19일에도 워싱턴D.C.에서 열린 코로나19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미국 국민에게 이번 이정표가 안긴 희생의 규모를 강조할 것”이라며 “공중보건 지침 준수와 백신 접종을 통해 팬데믹 국면을 전환할 미국 국민의 힘을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적 사망자 50만 명이 넘어서면서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미국은 고도로 발달한 부유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19 대응을 더 못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의 각 주(州)가 통일된 대응을 잘하지 못했던 점을 언급하며 50만 명의 사망자 숫자는 놀라운 수치라고 지적했다. 파우치 소장은 “사람들은 우리가 과장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우리는 5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음을 알게 됐다”며 “그저 놀라운 숫자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저 과거로 돌아가 상황을 은유적으로 ‘부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그저 나빴고, 지금도 나쁘다”고 지적했다.
파우치 소장은 과거를 돌아보기보다 미국이 앞으로 함께 이 상황을 극복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파우치 소장은 “옛일을 돌아보며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이지’라고 말하기보다 통합된 국가로서 코로나19를 해결하기 위해 헌신해야 한다”며 “(코로나19는) 공공의 적이고, 우리는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이날 CBS에도 출연해 전날 ‘내년에도 마스크를 쓸 수 있다’라는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변수가 있으니 준비해야 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