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 재논의 전망
국회 상임위ㆍ시장 우려 반영 여부 관건
정부와 여당이 아파트 실거래가 허위거래 단속에 나서면서 '부동산거래분석원'(분석원) 설립 논의가 재개될 전망이다. 분석원 설치 법안은 지난해 발의됐지만 과도한 시장 개입 우려로 통과되지 못했다. 하지만 아파트 신고가 허위거래 현황이 드러났고, 당정 역시 강력한 실거래 허위 신고 단속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조사를 진행할 분석원 설치 필요성은 더 커진 상황이다. 다만 분석원의 과도한 권한 행사 범위를 두고 반대 의견이 만만찮아 법안 통과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분석원 설치법을 발의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분석원 설립에 부정적인 의견을 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검토보고서를 반박하는 자료를 발표했다. 진 의원은 “‘분석원 설치보다 기존 검찰과 국세청 등 기관과의 공조체계를 내실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국토위 (보고서) 의견은 법안 입법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오히려 기능 내실화를 위한 컨트롤타워로서 분석원 설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의원실 차원에서 국회 상임위원회 법안 검토 의견을 반박하는 자료를 내는 일은 드물다. 진 의원은 “빈약하고 편향적인 검토보고와 이를 인용한 보도로 국민 혼란이 크다”며 분석원 설립 당위성을 주장했다.
당정은 지난해 말 분석원 설치법 발의 후 올해 초 법안을 통과시켜 분석원을 출범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선 분석원 출범 시 과도한 정보열람 권한과 중복 거래 감시 우려로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법안 심사를 담당하는 국회 국토위도 제동에 나섰다. 국회 국토위는 이달 발표한 법안 검토 보고서에서 “부동산 감독기구 신설은 시장에 대한 지나친 정부 개입 문제와 미래 부동산 시장 안정기에는 감독기구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금융거래 정보 요청 권한이 너무 큰 점 등을 지적했다. 결국 분석원 설치는 지연됐고 국토부는 토지정책관 소속 ‘거래분석기획단’을 우선 출범시키기로 했다. 거래분석기획단은 향후 분석원 설립 시 흡수 통합된다.
하지만 당정은 분석원 설치 당위성을 주장하며 다음 달 관련법을 통과시킬 태세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토부는 허위거래 신고 취소 실태를 전수조사해 부동산의 시장교란 세력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도 22일 국회 국토위에 출석해 “부동산거래법안이 통과되면 분석원이 만들어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회의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