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빅데이터 구축에 나선다.
정부는 오는 11월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항체 보유율을 조사하고 '집단 면역'을 형성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중요한 지표를 마련키로 한 것이다.
1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항체 보유율을 조사해 방역 및 예방접종 대책 수립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백신마다 200명을 선별해 항체 보유 여부와 항체 지속 기간 등을 장기간 추적 조사할 방침이다. 우선 국내 접종이 시작된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접종자 가운데 대상자를 선정한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26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정부의 목표는 11월까지 집단 면역을 형성이다. 집단 면역은 백신 접종이나 자연 감염을 통해 집단 구성원의 대부분이 전염병에 대한 면역을 가진 상태를 뜻한다. 충분한 숫자가 면역력을 보유하면 감염원이 유입됐을 때 면역력이 없는 사람의 감염까지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와 같이 전파력이 높은 감염병일수록 집단 면역 형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백신을 맞은 사람이 모두 항체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등 다양한 요소가 항체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은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접종이 시작됐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항체의 지속 기간이나 보유율에 대한 자료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임상시험을 통한 각 백신의 예방 효과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영국(2/3상)과 브라질(3상)에서 수행된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18세 이상 성인 8895명을 분석했을 때 약 62%의 예방률을 보였다.
예방률이란 백신 접종집단과 비접종집단 간의 코로나19 감염률 차이를 수치로 나타낸 지표다.
저용량·표준용량을 포함한 전체 대상자로 범위를 확장하면 예방률은 70%까지 상승한다.
화이자 백신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접종군 1만8198명과 대조군 1만8325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접종군에서는 8명, 대조군에서는 162명의 확진자가 나타나 약 95% 예방률을 확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에 이어 세 번째로 국내 품목허가 절차에 들어간 얀센의 백신은 평균 66%의 예방률을 확인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백신의 예방률이 50% 이상이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백신의 임상시험 데이터와 표본 인구 조사 결과에 접종률을 근거로 항체 형성률을 추정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집단 면역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최근 항체 보유율에 대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조사에서 백신을 맞은 1만8000명 가운데 37.9%가 항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2차 접종까지 마친 경우에는 보유율이 91%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