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최태원, '수소 생태계 확대 간담회'…SKㆍ현대차 ㆍ효성 등 2030년까지 43조 투자
"SK가 대한민국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2050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수소 생태계 구축에 힘을 모으기로 약속했다.
두 그룹을 포함한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과 중소ㆍ중견기업들은 2030년까지 총 43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해 글로벌 수소 경제에서 'K영토'의 확장을 도모한다.
정의선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2일 SK인천석유화학에서 수소 생태계 확대 방안을 위한 간담회에서 △수소전기차 1500여 대 공급 △수소 및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한국판 수소위원회(K-Hydrogen Council) 설립 추진 등 수소 관련 사업에서 다각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
우선 수소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 모델을 발굴한다. SK그룹 사업장에서 운영하는 차량 1500여 대를 점진적으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로 바꾼다.
수소와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모은다. 올해 말까지 SK내트럭하우스에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각 1기씩 설치한다. 전국 SK주유소 등에 수소 충전소를 설치하는 방안도 협의한다.
포스코그룹과 더불어 국내 기업 간 수소 사업 협력을 위한 CEO 협의체 ‘한국판 수소위원회(K-Hydrogen Council)도 상반기 중에 설립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수소 사업 협력으로 친환경 분야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탈탄소 시대를 열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수소사업추진단’을 출범한 SK도 국내 수소 사업 추진, 세계 시장 진출 등으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한다.
이날 간담회에 이어 열린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는 현대차와 SK뿐만 아니라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과 중소ㆍ중견기업 등 국내 기업들이 수소 경제를 선점하기 위한 청사진이 제시됐다.
이들은 2030년까지 수소 생산, 유통ㆍ저장, 활용 등 수소경제 전 분야에 43조4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SK는 연료전지발전소 등에 18조5000억 원을, 현대차는 수소차 등에 11조1000억 원을 집행한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개발 등에 10조 원을, 한화와 효성은 그린수소 생산과 액화수소플랜트 등에 각각 1조3000억 원, 1조2000억 원을 투자한다.
SK는 2025년까지 '세계 1위 수소 기업'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우선 2023년까지 부생수소를 바탕으로 액화 수소 3만 톤(t)을 공급한다. 부생수소란 석유ㆍ화학 공장 등의 생산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나오는 수소다. 그다음으로 2025년까지 보령LNG터미널 인근에서 청정수소 25만 톤을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속적인 투자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신기술을 개발한다. 고출력 시스템, 경량형 고밀도 시스템 등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제품군을 확대해 기술 우위를 지속해서 강화한다.
SK보다 한발 앞서 현대차와 '수소동맹'을 맺은 포스코는 2030년까지 블루수소 50만 톤 생산, 2040년까지 그린수소 200만 톤 생산을 목표로 세웠다.
블루수소는 화석 연료를 통해 생산된 수소(그레이 수소)에서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을 적용한 수소다. 그린 수소는 신재생 에너지의 잉여전력으로 수전해(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와 산소로 나누는 과정)를 통해 깨끗하게 생산한 수소를 의미한다.
아울러 수소환원제철 기술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방침이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이란 철광석에서 철을 만들 때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한화도 친환경 신사업 중 하나로 수소를 꼽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태양광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한화솔루션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들을 모색하고 있다.
효성 또한 최근 글로벌 화학사 린데그룹과 설립한 합작법인을 통해 울산에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짓고 있다. 2023년 완공되면 연간 1만3000톤 규모의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