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ㆍ대선 앞둬 검찰 갈등 부담 느끼는 듯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검찰개혁 속도 조절에 나섰다. 내달 재보궐 선거를 마친 후 올 상반기 안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3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는 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에 일임하고 있고, 특위는 여러 의견들을 조율 중에 있으며 당 지도부는 이런 논의를 지켜보고 있다”며 “검찰개혁이 차분히 진행해야 한다는 기조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선 “선거를 의식해 법안 발의 시점을 조율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조율 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선거 뒤에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종민 최고위원도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에 상반기 안으로 통과시키겠다고 특위에서 의견을 모은 적 있는데, 국민적 합의가 얼마나 빨리 이뤄지는지가 의결 시한과 직접 연관된다”며 “오래 논의된 거니 몇 년 동안 할 순 없고 상반기 안에 충분히 공론화 거쳐 가능하지 않을까 보는데, 시점을 정해놓고 작정한 듯이 하는 건 아니다”고 부연했다.
즉, 목표는 그간 밝혀온 상반기 내 그대로지만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는지를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속도 조절로 보인다.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를 확인하며 쐐기를 박아 레임덕 전조라는 관측까지 나온 바 있다.
이에 민주당은 적극 부인했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대범죄수사청에 노골적인 반대 입장을 냈음에도 검찰개혁에 다소 힘을 빼는 모양새다. 내달 재보궐과 내년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라 또다시 검찰과의 갈등을 일으키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