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바이든 취임 후 첫 고위급 회담 준비 중…개최지 알래스카 유력

입력 2021-03-1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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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대변인 “중국과 다뤄야 할 많은 문제 있다”
중국 양제츠·왕이, 미국 블링컨 참석 전망

▲조 바이든(왼쪽) 당시 미국 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12월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회담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중국과 고위급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고위급 회담이다.

1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고위급 회담 개최 여부를 묻자 “물론 앞으로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바이든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이 중국 등 다른 나라와 만날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직접 관여하고 있다. 회담에서 중국과 다뤄야 할 많은 문제가 있다”며 “우리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함께 협력할 기회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키 대변인의 발언에 앞서 SCMP는 미국과 중국이 알래스카에서 고위급 회담을 개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대표단에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특사를 자주 맡아온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관측된다. SCMP는 “두 사람은 시 주석이 가장 신뢰하는 고위급 외교관”이라며 “중국이 미·중 관계 재건을 얼마나 중요하게 보고 있는지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알래스카에서 개최된다면 가장 큰 도시인 앵커리지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공개된 것이 없다. 류웨이둥 중국 사회과학원 교수는 “회담이 미국 본토에서 이뤄지지 않고 알래스카에서 개최되면 중립적인 입장에서 진행됐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양국이 대등한 위치에 있다는 신호를 외부에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경색됐던 미·중 관계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풀리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인권 유린 행태와 관련해 “중국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기본적 인권에 반하는 행위에 관여하고 있는 한 중국이 글로벌 리더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하는 등 인권 문제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져왔다. 일본, 인도, 호주와의 4개국 협력체 ‘쿼드’를 정상회담으로 격상하며 대중국 포위망을 구축하기도 했다.

다만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미·중 관계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라고 표현하는 등 협력의 여지는 남겨뒀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번 고위급 회담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웨이종유 푸단대 미국학센터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 행정부의 중국 정책을 재평가하는 와중에 이뤄지는 고위급 회담이 앞으로 미·중 관계의 기조와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양측이 미·중 경쟁을 관리할 방법과 실질적인 협력 강화 방법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회담이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위한 토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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