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이후 외국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쿠팡이 공모가보다 41% 상승 마감했다. 쿠팡의 시가총액은 100조 원을 넘어 2014년 중국의 알리바바그룹홀딩스 이후 외국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 상장을 기록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쿠팡의 이날 시초가는 공모가인 35달러에서 81.4% 뛴 63.50달러였다. 장중 한때 69달러까지 올랐지만, 점차 상승폭을 줄여 공모가 대비 40.71% 오른 49.2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쿠팡은 시간 외 거래에서도 4% 상승했다.
쿠팡의 시총은 종가 기준 886억5000만 달러(약 100조4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알리바바가 상장 당시 1600억 달러로 평가받은 이후 외국 기업의 뉴욕증시 데뷔로는 최대 규모다. 쿠팡이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조달한 금액은 45억5000만 달러다. 그린오크스캐피털과 세쿼이아캐피털, 블랙록 등이 쿠팡에 투자했다.
2015년과 2018년 쿠팡에 30억 달러를 투자한 소프트뱅크는 쿠팡의 상장 대박에 상당한 투자 이익을 얻게 됐다. 소프트뱅크는 클래스A 기준 지분 37%를 보유하게 된다.
WSJ은 “미국 아마존과 중국 알리바바가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쿠팡은 한국 주변에 해자(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둘러 파 물을 채운 곳)를 만들어 거대 기업을 물리쳤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전자상거래 시장 중 한 곳이며 올해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가 될 전망”이라며 “전자상거래 산업을 하기에 이상적인 곳”이라고 전했다.
쿠팡의 상장 대박은 지난해 시작된 IPO 열기가 가라앉지 않은 영향도 있다. 세계 최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와 미국 배달 앱 1위 도어대시 등 스타트업들이 잇달아 상장 대박을 터뜨렸고, 기업들의 IPO 도전도 늘었다. 올해 들어 IPO에 나선 기업은 311곳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36곳과 비교해 급증했다.
쿠팡은 여타 스타트업의 IPO와 마찬가지로 차등의결권 제도를 적용했다. 차등의결권이란 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것을 말한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1주당 29개의 의결권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