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인 연례 평가 불필요...버크셔 문화에도 맞지 않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버크셔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직원 성·인종 다양성에 대해 버크셔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정보를 공개하라는 두 건의 주주 제안에 반대해달라”고 요청했다. 버크셔 이사회가 이미 해당 이슈에 대해 정기적으로 보고를 받고 있어 공식적인 연례 평가가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CalPERS), 퀘벡연금관리공단(CDPQ) 그리고 미국 투자회사 퍼더레이티드헤르메스는 기후변화 대응 관련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버크셔 지분 25억 달러(약 2조8000억 원)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은 “기후변화가 경제는 물론 기업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미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버크셔의 현재 정보 공개 수준은 투자자들이 관련 위험과 기회를 평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버크셔는 서한에서 “자회사가 이미 기후변화를 고려해 사업 결정을 내리고 있다”면서 “관련 정보를 매년 공개하라는 요구는 버크셔의 문화에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버크셔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과 전력업체 등에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해 석유 메이저 셰브론 지분 41억 달러어치도 추가 매수했다.
주주 권익단체인 애즈유소(As You Sow)의 다양성 관련 정보 공개 요구도 거부될 처지에 놓였다. 버크셔는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이를 일괄해 공개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요구들은 5월 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거부될 가능성이 크다. 버크셔는 그동안 주주 제안 관련 표 대결에서 자신들의 뜻을 관철해 왔다. 버핏은 32%의 의결권을 갖고 있다.
앨리슨 헤렌 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직무대행은 “투자자들은 점점 ESG를 투자 결정의 핵심 지표로 고려하고 있고 규제당국도 마찬가지”라고 지적, 버크셔의 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이날 버크셔는 지난해 버핏 회장이 급여와 수당으로 38만328달러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부회장 그렉 아벨과 아짓 제인은 각각 1900만 달러씩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