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증권사들이 올해 ‘배당 곳간’을 통 크게 푼다.
17일 현재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8개 증권사 중 3개 증권사의 배당성향이 지난해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은 2019년 기준 24.73%에서 2020년 배당성향을 39.89%로 올렸고, 교보증권은 16.73%에서 20.7%, NH투자증권은 31.7%에서 36.51%로 높아졌다.
배당성향이 높다는 것은 벌어들인 순이익에서 주주의 몫으로 배분하는 금액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당성향이 30%라면 100만 원을 벌어 30만 원을 주주에게 배분한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은 30%가 넘는 배당성향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배당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배당성향이 낮아졌다고 주주친화정책을 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미래에셋대우 배당성향은 27.6%에서 15.8% 줄었지만, 지난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주가를 부양한 바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의 지분이 높으면 배당을 많이 한다는 것을 무조건 좋게는 볼 수 없다”면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친화정책을 고루 펼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아직 사업보고서를 내지 않았지만, 배당을 확정 지은 이베스트투자증권, 한양증권 등도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금을 푼다. 주주들은 지난해보다 2배 수준의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20년 사업연도 기준 321억 원의 배당금을 푼다. 지난해보다 84.8% 늘어난 수준이다. 한양증권 역시 84.5% 증가한 86억 원을 배당에 사용키로 했다.
한양증권은 ‘차등배당’에 나선다. 지난해 한양증권이 배당성향을 줄이고, 대주주인 한양학원에 대한 기부는 평소보다 3배나 늘린 것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비난 여론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통주에 투자한 소액주주는 주당 750원의 배당을 받지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500원을 받는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키움증권 역시 배당 규모를 전년보다 33.7% 늘린다. 다만 배당성향은 15.92%에서 10.97%로 낮아진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013년 유안타그룹 편입 이후 첫 배당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