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단일화 과정 속에 바람직하지 않아"
두 후보 단일화 의지 여전 "누가 돼도 돕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저격하며 본인이 야권 단일후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론조사 3자 구도에서 오 후보가 크게 앞선다며 안 후보를 "안 될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 역시 안 후보의 발언을 두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다만 두 사람은 여전히 단일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누가 후보가 돼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곡동 문제가 확산하고 있다"며 "새로운 사실이 더 밝혀지고 당시 일을 증언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야권 후보가 사퇴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겨냥하며 본인이 서울시장 후보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안 후보는 "내곡동을 포함해서 여러 자료를 민주당이 확보한 상황"이라며 "아마 선거 기간 내내 사실이든 아니든 매일 하나씩 터트리고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민주당을 추궁해야 하는 선거"라며 "야권이 추궁받는 선거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민의힘과 오 후보는 반발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원장실 앞에서 기자와 만나 "안 될 사람 얘기를 왜 자꾸 하냐"며 "안 될 사람인데 가정하고 질문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 3사 여론조사를 언급한 후 "오세훈이 1등, 박영선 2등, 안철수가 3등 아니냐"며 "오세훈하고 안철수하고 격차를 보라"고 말했다.
실제 전날 방송 3사(KBS·MBC·SBS)가 여론조사 기관(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입소스)에 의뢰해 20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지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 수준 95%·표본오차 ±3.1%P)에 따르면 3자 구도에서 두 후보의 격차는 명확히 드러났다. 오 후보는 30.2%, 안 후보는 24.0%를 기록했다. 박 후보는 27.3%로 2위를 차지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위원장은 "내가 12월에 안 후보가 출마 선언한 이후 여론 조사한 걸 쭉 보면 그 사람 지지율이 딱 22%"라며 "그게 어저께 3자 대결에 그대로 나타난 거"라고 말했다. 이어 "그게 이번 여론조사에도 그대로 나타날 테니깐 두고 봐라"며 "그걸 보면 간단한 거지 뭘 자꾸 묻냐"고 덧붙였다.
오 후보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곡동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현재 지지율 추이로 볼 때 안 후보 캠프에서 의존할 유일한 근거이자 민주당이 제기하는 흑색선전"이라며 "거기에 편승하는 건 단일화 과정 속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다만 두 후보는 여전히 단일화에 관한 의지를 드러냈다. 안 후보는 "누가 단일후보로 선출이 되더라도 최선을 다해 단일후보의 당선을 돕겠다"고 말했다. 오 후보 역시 "경쟁은 치열하게 화합은 확실하게 약속했다"며 "단일화가 어떤 후보로 되더라도 힘을 합해 함께 결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