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K8을 다음 달 초 출시하기에 앞서 주요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23일부터 사전계약을 받는다고 밝힌 가운데, 과연 동급 경쟁차인 '그랜저'를 앞설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준대형 세단 K7 후속으로 등장한 K8은 차 이름까지 바꾸며 현대차 그랜저의 윗급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23일 기아에 따르면 K8은 2.5와 3.5 가솔린, 3.5 LPI 등 총 3가지 모델로 사전계약을 시작하고, 상반기 중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K8이 겨냥하는 '준대형차' 시장은 동급 경쟁차인 그랜저가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그랜저는 지난해 약 14만대가 팔렸다. 이는 국내 자동차 역사상 단일모델 최다 판매 기록이다. 반면 K7은 거의 10년간 그랜저의 위상에 눌려왔다. 2009년 말 처음 출시된 K7은 신차효과를 본 2010년을 제외하면 줄곧 그랜저 판매량을 넘지 못했다.
기아의 새로운 모델 K8은 그랜저와 어떻게 다를까.
먼저 기아가 4일 공개한 실내 디자인에 따르면, K8은 12.3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가 계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부드럽게 이어지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특히 조수석 앞쪽 중앙부와 1열 양쪽 문에는 다이아몬드 패턴과 무드 조명을 더해 외장에서 이어지는 '스타 클라우드 라이팅'을 완성했다. 스타 클라우드 라이팅은 라디에이터 그릴 양옆에 위치해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의 기능을 하며, 라디에이터 그릴과 동일한 다이아몬드 패턴이 적용돼 있다.
2019년 출시된 더 뉴 그랜저는 ‘파라메트릭 쥬얼’이라는 보석 모양 패턴을 사용해 헤드램프와 그릴을 통합시켰다. 실내에는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을 경계가 없는 모습으로 통합하고, 넓고 길게 뻗은 수평적 디자인을 적용했다.
공개된 K8은 새로운 현대기아차의 3세대 플랫폼이 적용돼 전장이 5m가 넘는다. 정확한 전장의 수치는 5015mm다. 기존 K7의 4995mm보다도 20mm가 더 길어진 수치다. 전폭은 1875mm로 K7의 1870mm보다도 길어졌고, 전고는 1455mm, 휠베이스는 2895mm다. 그랜저는 전장이 4990mm, 전폭이 1875mm, 전고는 1470mm, 휠베이스는 2885mm다. K8과 그랜저의 전폭 차이는 25mm다.
K8에 최초 적용되는 주요 사양은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메리디안 14 스피커 시스템 등이 있다. 그랜저 최고사양에 JBL 12 스피커가 탑재되는 점을 고려하면, K8이 그랜저보다 더욱 고급스러운 차량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엔진 라인업도 그랜저 이상으로 꾸린다. K8에는 가솔린 2.5, 3.5, 가솔린 하이브리드 1.6 터보, LPG 3.5 등 4가지 엔진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K8 3.5는 K7 3.0을 대체하는 상위모델로 최대출력이 300마력에 이른다. 이는 K7의 3.0리터 엔진(266마력)보다 34마력 높은 수치다. 290마력을 자랑하는 그랜저 3.3 모델에 비해서도 10마력가량 높다.
모델별 가격은 △2.5 가솔린 3279만~3868만 원 △3.5 가솔린 3618만~4526만 원 △3.5 LPi 3220만~3659만 원으로 책정됐다. 상품성을 대폭 강화했음에도 가격은 그랜저와 비슷한 수준이다. 2.5 가솔린 모델을 기준으로 그랜저는 가격대를 3294만~4108만 원으로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