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 확진자 64%가 변이 코로나 감염
전염성·재감염률 모두 기존 코로나보다 높아
이웃 페루·우루과이 등 전 세계 20개국 이상에 퍼져
27일(현지시간) 브라질 현지매체 리우타임스에 따르면 상파울루대 열대의학연구소는 이날 자체 조사를 발표하고 상파울루 확진자의 64.4%가 자국에서 발견된 변이 코로나(P.1) 감염자라고 밝혔다.
브라질 전체 인구는 세계 인구의 3%가 채 안 되지만,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P.1은 이미 전 세계 20개국 이상에 퍼진 상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최대 2.2배 높고 재감염률은 61%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에는 건강하고 젊은 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6~8월 사이 브라질에서 감염된 60세 미만 환자는 전체의 26%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30%에 달한다. 브라질 헤시피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 중인 의료진은 “합병증 없고 나이도 많지 않은 환자들마저도 바이러스에 압도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확산이 브라질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인근 중남미 국가를 넘어 미국과 다른 국가들에까지 번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대의 윌리엄 하니지 역학 교수는 “전 세계가 전염병이 끝났다고 선언하는 것을 서두르고 있다”며 “P.1이 아직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은 장소에 전이되면 어떻게 될지 두렵다”고 밝혔다. 실제로 브라질 인근 페루 정부는 최근 수도 리마의 확진자 중 40%가 P.1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브라질과 국경을 맞댄 우루과이에서도 P.1. 감염자 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P.1 연구를 진행 중인 오스왈도크루즈재단의 필리페 나베카 연구원은 “변이 코로나 자체도 이미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시작했다”며 “우리가 바이러스의 전이를 막지 못하면, 이들의 진화 또한 막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문제는 브라질의 바이러스 통제 시스템이다. 오스왈도크루즈재단은 브라질 내 두 지역을 제외하고는 모든 중환자실(ICU) 병동이 현재 꽉 차거나 80% 이상 수용된 상태라고 전했다. 올해 초 브라질 마나우스에서 산소통 부족으로 환자가 질식사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와 비슷한 사고가 계속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최근 시민에 “징징거리지 말고 일터로 돌아가라”는 막말을 해 논란을 빚었다.
WSJ는 “코로나19로 인한 비극은 브라질 의료시스템의 붕괴로 증폭됐다”며 “시스템이 코로나19에 막다른 길에 몰린 나머지 교통사고부터 심장마비까지 다른 환자들도 사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