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 ‘中 리스크’] 중국에 웃고 우는 글로벌 원자재 시장…슈퍼 사이클 시작하기도 전에 멈추나

입력 2021-03-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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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세계 자원 소비의 60% 차지
최근 부실 대출 억제·소비자 주도 경제구조로의 개편 초점
니켈·코발트 등 이달 들어 10%대 하락

▲지난해 주요 원자재 가격 변동 추이. 단위 %. 회색-철광석, 초록색-구리, 노랑색-알루미늄.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의 경제정책 변화에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지난해 상승 추세를 이어오던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이달 들어 부양 모드 축소 움직임에 추락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자원 소비의 60%를 차지한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배터리에 들어가는 금속 가격이 이달 들어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니켈은 이달 들어 18% 떨어졌고, 코발트와 구리는 전월 대비 각각 13%, 9% 떨어졌다. 이들 원자재 가격 하락세는 부실 대출을 억제하려는 중국 정부 정책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5000억 달러(약 566조 원) 규모의 지원책을 투입했다. 부양책은 원유에서 철강에 이르기까지 모든 원자재 분야 수입에도 적용됐다. 그 결과 중국의 국가주도 경제가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 중추적 역할을 하면서 산업용 금속 가격이 최근 1년간 강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주력하기 시작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에 필요한 구리, 코발트 등의 원자재를 중심으로 수년간 강세가 지속되는 ‘슈퍼 사이클’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2월 말까지 12개월 사이 중국의 구리 수입은 34% 늘었고, 코발트 수입은 45% 급증했다. 자연스럽게 이들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중국 정부가 부실 대출 억제와 소비자 주도의 경제구조로의 개편 등 경제정책 초점을 바꾸면서 이달 들어 원자재 시장 강세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시장의 마지막 슈퍼사이클은 2011년이었다. 당시 슈퍼사이클이 끝난 것도 중국 정부가 급증하는 기업 부채와 인프라 과잉 구축 문제 해소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WSJ는 풀이했다. 중국은 현재 주택시장 과열 등으로 10년 전과 비슷한 구조적 문제에 직면했다.

여기에 갈수록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자재에 대한 중국의 수입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글로벌 원자재 가격에 부정적 요소다. 중국의 배터리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몇 개월간 치솟았던 니켈 가격은 이달 초 중국 칭산철강이 자국 제조업체들에 대량의 니켈매트를 저렴하게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하자 순식간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배터리에 쓰일 만큼 원광 순도가 높은 니켈 공급이 아직은 타이트할 것이란 전망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니켈매트는 니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중간재다. 그동안 순도가 높지 않아 배터리 원료로 쓰이지 않았지만, 칭산철강은 충분한 순도를 확보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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