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바이든 부양책·비트코인에 힘 빠져…분기 기준 3년 만에 첫 하락

입력 2021-03-3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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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9개월 만에 최저 수준
1분기 금 현물가격 10% 하락
가파른 경기회복 기대에 금 매력 떨어져
비트코인, 금보다 더 안전자산으로 각광

▲금 현물가격 분기별 변동폭 추이. 단위 %. 올해 1분기 마이너스(-) 10%. 출처 블룸버그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제 금값이 최근 좀처럼 맥을 못 추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7% 하락한 온스당 1686.0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1686.96달러로,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1분기 금 현물 가격은 약 10% 내리면서, 2018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하락을 앞두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가속화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슈퍼 경기 부양책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이 안전자산인 금의 수요에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에서는 이미 전체 인구의 30%가량이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전날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15.8%에 해당하는 5261만4000여 명이 백신 접종을 마쳤고, 28.6%인 9501만5000여 명이 최소 1차례 백신을 맞았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이달 1조9000억 달러 규모 경기 부양 패키지를 통과시킨 데 이어, 2차로 3조 달러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패키지를 추진할 방침이다.

미국 달러화 가치와 국채 금리가 오르는 것도 금값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달 들어 달러 가치는 2.7% 상승했지만, 금값은 2.7% 하락하면서 정 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의 경우에는 이날도 장중 1.77%까지 상승하면서 14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통상 물가 상승은 금값에 긍정적 요인으로 여겨지지만, 최근 국채 금리 상승은 이자가 없는 금에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라이언 맥케이 TD증권 애널리스트는 “바이든 정부의 지출 계획과 백신 노력 가속화로 인해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면서도 증시는 꽤 안정된 흐름을 보인다. 이러한 추세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계속해서 금 시장에 부담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 근본적으로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투자자들로부터 안전자산으로 더 각광을 받고 있다는 점이 금값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선임 상품 전략가는 “비트코인은 많은 투자자를 위한 포트폴리오에서 금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며 “금은 투자자 인식이 바뀔 때까지 가상화폐와 스포트라이트를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트코인으로 향하는 자금 흐름 증가를 억제할 만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우리는 금 가격 상승세가 계속 제어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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