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7일 지준일 지나면 어느 정도 정상화될 듯
한국은행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 응찰액과 낙찰액이 각각 역대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주 지준마감일을 앞둔 상황에서 시중에 잉여자금이 넘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한은이 통화안정증권(통안채) 발행물량을 줄인 상황에서 전월말 실시한 한은 통화안정계정(통안계정)과 기획재정부 재정증권 입찰마저 미달을 기록한데다 통안채 대규모 만기까지 겹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다음주 지준일을 지나면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1일 한은이 실시한 RP매각 7일물 0.50% 모집 결과 응찰액은 145조4000억원, 낙찰액은 2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역대최고치로 직전 최고치는 각각 작년 6월4일 110조6800억원과 18일 18조8100억원이었다.
그렇잖아도 지난달 한은이 통안채 발행을 축소하면서 공개시장운영을 통한 단기 유동성조절에 발등의 불이 떨어진 바 있다. 실제, 지난달 17일과 22일 한은이 통안채 발행물량을 기존 예정액 대비 50%씩 축소해 2년물 1조1000억원, 1년물 3000억원을 발행한 후 최근 RP매각은 응찰액 전액을 낙찰시키며 사실상 무제한으로 이뤄져왔다. 한은 입장에서 RP매각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중 자금을 흡수한다는 의미다.
이에 더해 지난달 23일과 30일 한은이 실시한 통안계정도 예정액대비 미달을 기록했었다. 23일 28일물 2조5000억원과 14일물 3조5000억원으로 실시한 통안계정 입찰에서는 각각 2조1800억원과 2조1200억원이 낙찰되는데 그쳤고, 30일 28일물 3조5000억원과 14일물 4조원으로 진행한 통안계정 입찰도 각각 2조6500억원과 3조1000억원 낙찰에 불과했다. 응찰액 역시 각각 예정액을 밑돌았다.
전달 24일 기재부가 실시한 63일물 2조원 규모 재정증권 입찰도 응찰액 1조1200억원을 기록하면서 9000억원 낙찰에 그쳤다. 재정증권 입찰에서 미달을 기록한 것은 작년 3월25일 63일물 2조원 입찰이후 1년만에 처음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분기말 자금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한 자금담당 임원은 “기본적으로는 지난달 한은이 통안채 발행량 물량을 줄인 때문이다. 또 하나는 기재부 재정집행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지난달 재정증권 발행이 미달을 기록했다. 기재부 입장에선 펀딩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재정집행을 맞추려 한은 차입금을 이용했을 것”이라며 “반면 은행들은 분기말을 앞두고 지난달 통안계정 등 입찰에 소극적이었다. 때문에 다음주 지준결산일을 앞두고 적수가 최대 20~30조원 남았다. 지준일을 앞둔 마지막 정례 공개시장운영이라는 점에서 이를 해소키 위해 응찰액이 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은 입장에서도 통안계정이 미달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중순부터 누적적으로 쌓였다. 원하는 수준만큼 단기쪽 자금이 흡수가 안되면서 오늘 낙찰액도 컸다. 다음주 7일 지준일을 넘기면 응찰액도 20~30조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분기말을 앞두고 응찰이 부진했었다. 은행들에 초과지준이 있는 상황이었던데다, 오늘 통안채 만기가 대규모로 도래한 것도 있었다. 초과지준 부담에 잉여심리가 높아지면서 응찰규모가 컸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