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6.3%, 중국 8.5%
유로존, 러시아, 브라질 줄줄이 하향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세에 세계 경제가 반세기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올해 1분기 세계 경제는 전분기 대비 약 1.3%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 전체 성장률은 6.9%로 196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세계 경제 회복이 지나친 불균형을 보인다는 점이다. 한쪽으로 치우친 회복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도 다른 점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급속한 회복세를 보여주는 반면, 유럽연합(EU)과 개발도상국은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글로벌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이 6.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경제가 3.5% 역성장한 데 이어 큰 폭 반등하는 셈이다. 중국 역시 지난해 2.3%에서 올해 8.5%로 급등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PIIE는 유로존(6.0%→4.4%), 영국(4.0%→3.8%), 일본(5.0%→2.5%), 러시아(3.5%→2.7%), 브라질(0.5%→마이너스 1.0%)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 같은 양극화 배경에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경기부양책 격차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백신 추적 프로그램에 따르면 미국은 전체 인구 4분의 1이 백신 접종을 1회 이상 받은 반면, EU의 백신 접종자 수는 전체의 10%에 못 미친다. 유럽은 백신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가 아스트라제네카 부작용 논란까지 겹치면서 접종이 지지부진하다. 그러는 사이 유럽 주요국들은 코로나19 3차 대유행 현실화로 봉쇄 조치 강화에 나섰다. 세 번째 전국 이동제한조치를 내린 프랑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에서 5%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경기부양책 투입 규모와 속도에도 차이가 크다. 미국은 1조9000억 달러(약 2100조 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킨 데 이어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라는 2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안까지 내놨다. 중국도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공격적인 부양책을 쏟아냈다. 반면 EU의 7500억 유로(약 1000조 원) 경제회복기금은 하반기에나 집행될 전망이다.
브루스 캐스먼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5년간 선진국과 신흥국 간 경제 성장률이 이렇게 큰 격차를 보인 적이 없다”면서 “백신 접종과 재정정책 차이가 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