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중형세단 쏘나타 판매 25% 하락, 대형차는 신차효과 톡톡
준중형 세단과 대형 세단 판매가 증가하는 사이 쏘나타와 K5 등 중형 세단 판매는 18% 수준 하락했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중형 세단 판매는 총 3만4821대로 집계됐다. 4만2321대가 팔린 지난해 1분기보다 17.7% 감소했다.
연간 실적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분석한 국내 완성차 5개 사의 판매 실적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판매된 중형 세단은 16만7067대로 전년(17만1358대) 대비 2.5% 수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 K5, 쉐보레 말리부, 르노삼성 SM6 등이 경쟁하는 중형 세단 시장에서 쏘나타의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1분기 쏘나타 판매는 1만403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5% 감소했다.
중형 세단 소비층이 대형 세단이나 SUV 또는 미니밴 등으로 분산하면서 대형차와 소형차의 '허리' 역할을 하던 중형 세단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쏘나타의 판매 부진은 공장 가동 중단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현대차 아산공장은 재고 관리를 위해 작년 말에 이어 지난달에도 5일간 문을 닫았다.
이후 아산공장은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이달 12∼13일도 결국 휴업을 결정하게 됐다.
같은 아산공장에서 생산 중인 준대형차 그랜저가 4년 연속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굳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때 국민차로 추앙받았던 쏘나타 판매 부진과 달리 아랫급인 준중형차와 윗급인 대형차 판매는 오히려 늘었다. 신차효과를 톡톡히 누린 덕이다.
지난해부터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신차가 쏟아지면서 대형차 판매가 증가했다. 특히 3세대로 거듭난 G80의 경우 제네시스 전체의 판매 상승을 주도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분기 그랜저와 G80, K9, G90 등 준대형ㆍ대형 세단을 작년보다 3.6% 증가한 총 4만2420대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주춤했던 준중형 신차 현대차 아반떼의 등장도 중형차 대기 수요를 준중형차로 옮겨놨다. 준중형 세단은 올해 1분기까지 작년보다 46.6% 증가한 2만4843대가 판매됐다.
준중형 세단은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생애 첫 차'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여기에 현대차 엑센트, 기아 프라이드 등 소형차들이 잇따라 단종하면서 이 수요의 대부분을 준중형차가 흡수했다.
이밖에 SUV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하면서 '패밀리카'로서 중형 세단의 입지도 약해졌다.
특히 소형 SUV(B세그먼트)는 큰 인기에 힘입어 브랜드별로 2종씩 신차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코나와 베뉴 △기아 쎌토스와 스토닉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 XM3와 QM3(르노) △쌍용차 티볼리 에어와 티볼리 등 10차종이 경쟁 중이다. 이들은 차 크기와 가격 등에 따라 각각 B+등급과 B-등급 등으로 나뉠 만큼 시장이 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심리 개선세가 시작하면서 크고 화려한 차를 좋아하는 보복 소비심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라며 "SUV 역시 현대차 팰리세이드(대형 SUV) 또는 기아 셀토스(소형 SUV)가 인기를 누리는 등 양분화 사태는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