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대형마트 줄폐점 계속된다

입력 2021-04-14 16:10수정 2021-04-1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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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식자재마트 '엘마트'에 밀려 지난달 구리점 폐점…온라인 쇼핑에 밀려 오프라인 효율성 확보 시급

▲지난해 폐점한 롯데마트 구로점 전경 (사진제공=롯데쇼핑)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보복소비' 수혜를 누리며 3월부터 완연한 매출 회복세를 보이는 백화점과 대조적으로 대형마트에 드리운 그늘은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폐점 작업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과거에는 대형마트의 매장 수가 매출로 연결됐지만 소비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오프라인 점포의 효율성 확보가 시급해진 만큼 대형마트 업계로서는 수익성 개선이나 현금 확보를 위해 폐점을 고육지책으로 선택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마트, 슈퍼 등 오프라인 점포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온 롯데쇼핑이 지난달 말 롯데마트 구리점을 폐점했다. 1999년부터 20년 넘게 운영해온 이 점포는 전국 롯데마트 매출 3위를 기록할 정도로 한때 ‘잘나가던’ 매장이었다. 그런 만큼 이 매장의 폐점은 직원들 사이에 불안감을 키우며 사내에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자의에 의한 폐점이 아닌 입찰 계약 과정에서 경영상 판단 착오로 주요 매장을 잃게 됐다"는 내부 목소리가 나와서다.

구리시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던 롯데마트는 올초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임차료 2배 수준을 요구하자 난색을 표했다. 입찰은 네 차례 유찰됐고 그럴 때마다 임차료가 떨어졌다. 롯데마트는 더 싼 가격을 기대하며 5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 사이 경기도와 충남 등에서 식자재 체인점을 운영하는 엘마트가 입찰에 뛰어들어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구리점 폐점은 표면적으로는 구리시와 롯데마트의 매장 임차 계약이 불발된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롯데마트의 임대차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중소형 식자재마트가 발빠르게 치고 들어오면서 롯데마트가 판단 착오로 허를 찔렸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롯데마트는 구리점 외에도 올해 부진 점포 위주로 추가 폐점을 계획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전체 700여 개 점포의 30%에 해당하는 200여 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폐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 롯데마트는 지난해에만 12개점이 문을 닫았다.

경쟁사인 이마트와 홈플러스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안산점과 대구점, 대전둔산점, 대전탄방점 등 4개 점포에 대한 자산유동화를 실시한 홈플러스는 최근 전국 5위권 매장인 부산 가야점 매각을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매장 정리에 나서는 이유는 현금 확보가 절실해서다. 지난해(2020 회계연도) 실적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홈플러스는 이미 2019 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매출이 전년 대비 4.69%, 영업이익이 38.4% 줄며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홈플러스의 점포 정리 작업은 계속된다. 올해 2월 대전탄방점 영업을 종료했고, 대구 스타디움점도 연내 영업 종료가 예정돼 있다. 부산 가야동 점포는 내년 초 영업 종료가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노조는 운영업체인 MBK파트너스가 부실 점포 정리가 아닌 상위권 알짜 매장을 매각한다며 사측이 고용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마트도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점포 정리를 진행중이다. 이마트는 이달 28일 동광주점에 이어 다음달 4일 인천공항점의 영업을 종료한다.

영업 종료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장성과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이뤄지는 조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마트는 해당 지점에서 일하던 인력을 모두 다른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역시 최근 수년간 점포 정리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마트는 2017년 장안점을 노브랜드 전문점으로 바꿨고 울산 학성점 문을 닫았다. 2018년엔 인천 부평점과 대구 시지점, 2019년 일산 덕이점과 서부산점의 영업을 종료했다.

다만 이마트는 점포 정리와 동시에 기존 점포 리뉴얼을 진행중이라는 설명이다. 이마트는 "올해도 그로서리 매장 확대, 비식품 매장 효율화, PP센터 확대 등 대규모 리뉴얼 작업을 10여 개 점포에서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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