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10주 만에 상승폭을 키웠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동력을 잃었던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재건축 추진 단지가 밀집한 노원구 아파트값은 한 주 만에 상승폭이 두 배 가까이 뛰면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07%로 전주(0.05%)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확대된 건 지난 2·4대책 발표 직전 0.10%(2월 1일 기준)로 오른 뒤 10주 만이다. 정부의 공급 확대 기대감과 금리 인상, 비수기 영향 등으로 오름세가 꺾였던 매매시장이 오 시장의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 기대감에 들썩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번 주 서울 25개 자치구 중 18개 구가 오름폭을 키웠다. 특히 노원구는 0.09%→0.17%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2018년 9월 셋째 주(9월 17일 기준·0.24%) 이후 주간 기준 최고 상승률이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선 강동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상승폭을 키웠다.
부동산원 측은 "서울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 강화, 공급대책 영향 등으로 대체로 관망세를 보였다"면서도 "강남 압구정동과 송파 잠실, 노원·영등포구 등이 규제 완화 기대감에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마포구(0.05%)는 성산동 일대 재건축 단지, 영등포구(0.07%)는 여의도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오름세를 견인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인 사이 경기와 인천 아파트값은 여전히 둔화세를 이어갔다. 경기는 0.34%→0.32%로 줄었다. 다만 시흥(0.82%)과 의왕(0.78%) 등 경기 서부권 아파트값 오름세는 여전히 가파르다. 인천은 0.49%→0.39%로 진정됐다. 이에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은 0.27%→0.25%로 꺾였다. 지방 역시 0.19%→0.18%로 축소됐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13% 오르며 전주 상승폭을 유지했다. 서울(0.03%)과 수도권(0.11%)이 전 주와 같은 상승률을 보였고, 지방(0.15%→0.14%)은 둔화됐다.
서울 전셋값은 안정세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강남구에서 마포로 번진 전셋값 하락세는 이번 주엔 양천구로 확대됐다. 양천구는 매물 누적에 0.01% 떨어지며 지난해 6월 둘째 주 이후 44주 만에 하락전환 했다.
경기는 전주와 같은 0.12% 올랐다. 시흥(0.51%)에선 목감·은계지구와 정왕동 신축단지가 강세를 견인했다. 반면 과천(-0.10%)은 신규 입주물량 영향에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인천은 0.27%→0.31%로 확대됐다.
지난주 0.15% 올랐던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 보합(0.0%)으로 진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