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공짜 선물 아니야…마케팅 수단 지적
아카데미 수상 후보들에게 특전으로 주어지는 스웨그 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스웨그 백을 받으면 세금을 1억 원이나 내야 해 사실상 선물이 아니라 마케팅 수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자에게 주어지는 스웨그 백은 미국 마케팅 업체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아카데미 후보자 25명에게 주겠다고 마련한 선물 가방이다. 해당 업체에 따르면 고급 호텔 리조트 숙박권, 지방흡입 시술권, 주류와 과자, 카드 게임 등이 들어있는데, 모두 합하면 20만 5000달러(한화 2억 2000여만 원) 가치에 달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포브스지는 후보자가 이 스웨그 백을 받으면 물품 가치의 50%에 달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고 보도했다. 후보자 모두에게 주어진다는 점에서 'Everyone Wins'(모두가 승리자)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과연 모두를 위한 선물이 맞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스웨그 백이 실제 아카데미 시상식 주관사와 공식적으로 관계가 없는 데다가 가방에 대마초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커지고 있다.
스웨그백 에는 24캐럿 금박을 입혔다는 대마 용액 카트리지, 희석한 대마 용액과 멜라토닌을 섞은 수면 유도제 등이 들어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대마초는 합법이지만, 수상 후보자들에게 선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스웨그 백은 실제 아카데미 주관사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다. 2006년 이후 아카데미는 스웨그 백을 없애고 해당 특전을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웨그백이 아카데미 주관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데도 디스팅크티브 측은 아카데미 특전이라고 홍보했다.
결국, 아카데미 시상식 측은 2016년 해당 스웨그 백이 오스카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을 명시하라고 밝히며 소송을 제기했다. 아카데미 측은 이 업체가 마리화나용 흡입기, 각종 선정적 제품을 넣어 시상식의 이미지를 손상했다고 비판했다.
올해도 스웨그 백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채드윅 보즈먼을 프린트한 NFT를 넣었다가 고인 상품화 비판 논란에 휩싸였다.
디스팅크티브 애셋 대표 래시 패리는 "공짜 물건이 가득한 가방이라는 의미보다는 더 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느껴지기를 바란다"며 여성과 흑인, 장애인이 운영하는 기업 제품 등으로 선물 가방을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단, 오스카 후보자들은 선물 수령을 거부할 수 있다.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과 남우주연상 후보 스티븐 연, 정이삭 감독에게 스웨그 백이 전달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들이 대마초 제품까지 포함된 이 가방을 받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