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도 회복세, 비제조업 경영애로사항 중 내수부진 4개월째 역대 최저
기업과 경제심리가 9년 내지 10년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의 최소 필요조건인 경제심리 순환변동치는 기준값 100을 돌파해 역시 9년2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대기업과 수출기업 심리 역시 기준치 100을 넘어서는 호조를 기록했다. 다만, 중소기업과 내수기업 심리 회복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그 격차도 역대최대치를 보였다.
내수도 회복세다. 경영애로사항 중 내수부진 비중이 비제조업에선 4개월째 역대 최저치를 보였고, 제조업에서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10개월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전산업 업황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대비 5포인트 상승한 88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6월(88) 이후 9년10개월만에 최고치다.
제조업은 7포인트 오른 96을, 비제조업은 5포인트 상승한 82를 보였다. 이는 각각 2011년 5월(96)과 2018년 5월(8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각각 장기평균치(78, 74)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뜻하고,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다만,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 특성상 2003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장기평균치인 80전후를 암묵적 기준치로 보고 있다. 실제, 제조업과 비제조업 장기평균치는 실적기준 각각 78과 74를, 전망기준 각각 81과 77을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기업간 양극화는 확대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는 24포인트에 달해 역대최대치를 기록했던 3월(24)과 같았고,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 격차는 21포인트로 직전 최대치였던 3월(20) 수준을 넘어섰다.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5월 업황전망BSI를 보면 전산업은 5포인트 상승한 89를 기록해 2011년 6월(91) 이후 가장 높았다. 제조업은 7포인트 오른 98을, 비제조업은 4포인트 올라 82를 나타냈다. 이는 각각 2011년 6월(98)과 2018년 6월(85) 이후 최고치다.
기타 제조업(+20p), 전자·영상·통신장비(+14p), 화학물질·제품(+10p), 건설업(+10p), 부동산업(+8p), 도소매업(+6p) 등이 실적과 같은 이유로 상승세를 주도했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은 전자 영상 통신장비와 화학물질 수출이 좋아지면서, 비제조업은 기온상승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피로누적으로 외부활동 증가, 소비심리 개선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코로나19 전개 상황과 반도체 부족문제 등 불확실성은 아직 높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또 “수출호조로 대기업과 수출기업이 많이 높아진 반면, 영업기반이 약하고 원가상승 등 영향을 받은 중소기업 등은 상승세가 덜해 각각의 지수가 더 벌어진 측면은 있다”고 덧붙였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4월 경제심리지수(ESI)는 4.0포인트 상승한 105.3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4월(108.8) 이후 최고치다. 지난달엔 기준값 100(101.3)을 돌파했었다.
ESI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순환변동치도 3.0포인트 오른 102.5를 보였다. 이 또한 2012년 2월(102.7) 이후 최고치다. ESI순환변동치는 매월 수치가 조정돼 과거 발표시점에서의 시계열과 차이가 있지만 기준값 100 위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아래에선 인하를 하는 최소 요건이다.
김 팀장은 “전망측면이 강한 ESI도 100을 넘어섰다. 전체적으로 좋다보니 앞으로도 좋아질 것으로 보는 측면이 강하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과 연계 짓는 부문은 답하기 어렵다”며 “경영애로사항을 보면 수출도 좋고 내수도 나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업체는 2816개였다. 조사기간은 이달 14일부터 21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