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 일부를 처분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가 여전히 3조 원에 가까운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8일(현지시간) 회사 공시 자료를 인용해 테슬라가 3월 말 현재 24억8000만 달러(약 2조7627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지난 1월 15억달러(현재 환율 1조6710억 원)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는데 단기간에 커다란 장부상 이익을 본 셈이다. 3월 말일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개당 약 5만9000달러에서 거래됐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26일 발표한 1분기 실적을 통해 2억7200만 달러(약 3030억 원)의 비트코인을 팔아 1억100만 달러(약 1125억 원)의 이익을 챙겼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같은 소식이 공개되자 테슬라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졌다.
테슬라와 머스크가 비트코인 가격을 띄운 뒤 이를 팔아 영업비를 절감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이에 테슬라의 비트코인 잔여 보유량 공개에 앞서 머스크가 "나는 비트코인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비난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통해 실적 물타기에 나섰다는 의혹은 테슬라 기업가치에 대한 의구심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테슬라의 1분기 재무제표에 대한 평가는 냉랭한 상황이다. 테슬라는 올 1분기 매출 103억 달러(약 11조4300억 원), 순이익 4억3800만 달러(약 4900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이날 테슬라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테슬라가 본업인 전기차 판매가 아닌 비트코인 등 본업 외 부분을 통해 수익이 됐다는 점이 오히려 더 부각됐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테슬라는 1분기 규제 크레딧 판매로 5억1800만 달러(약 5700억원)를 벌었다. 규제 크레딧은 환경 오염을 낮추는 데 기여한 기업에 정부가 제공하는 일종의 포인트다.
여기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비트코인에서 얻은 시세차익이 없었다면 역대급 실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