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절부터 이어져 온 미국 제재 영향 본격화
스마트폰 등 소비자 비즈니스 동력 상실에 대안 모색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날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한 1522억 위안(약 26조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10%)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감소로, 감소 폭도 커졌다.
당기순이익은 133억 위안에서 167억 위안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던 회사가 미국 제재라는 장기적인 리스크로 인해 성장세가 꺾였다는 것을 업계는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있다.
화웨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중국 인민군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는 혐의로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기술이 들어간 제품과 서비스를 화웨이에 제공하는 것을 차단했다. 이에 화웨이는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에 핵심인 구글 소프트웨어와 앱도 쓸 수 없게 됐다.
화웨이는 제재 여파로 지난해 11월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너를 매각하며 스마트폰 세계 1위의 꿈도 접었다. 아너는 과거 화웨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의 30~40%를 책임져 한때 화웨이를 세계 판매 1위에 올리기도 했으나 장밋빛 미래는 오래 가지 않았다. CNBC방송은 아너를 매각한 후 지난해 4분기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41%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소비자 비즈니스는 그동안 화웨이의 고속 성장을 이끌던 원동력이었던 만큼 당장 실적 반등도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미·중 분쟁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화웨이에 대한 제재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회사는 2019년 ‘스마트카’ 부서를 설립하고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납품하는 등 부진을 만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 농업, 헬스케어, 클라우드 컴퓨팅 등 기존에 활발하지 않던 사업에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에릭 쉬 화웨이 순환 회장은 실적 발표 후 “올해는 화웨이에 여전히 어려운 해이지만, 회사의 미래를 위한 명확한 전략을 시작하는 해이기도 하다”며 “화웨이는 계속해서 기술 혁신과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해 (미국의) 수출 제재 속에 공급의 연속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