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페이’ 앱에서 ‘신한카드’ 결제
네이버·카카오페이 맞서 세 결집
금융지주사가 간편결제 시장에서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에 대항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한다. 회사별로 도입한 간편 결제시스템의 경쟁력이 빅테크에 밀린다고 판단, 개방성과 확장성을 위해 연내 간편결제시스템을 통합하기로 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6개 전업 카드사와 BC카드, 농협은행 NH농협카드는 최근 간편결제시스템 개방 원칙에 합의했다. 논의 초기 단계인 만큼 통합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정례적으로 만나 정할 계획이다. 이르면 연말부터 카드 간편결제시스템(앱카드) 하나만으로 다양한 카드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간편 결제 서비스는 사전 등록한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를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단말기 접촉, 바코드 인식 등의 방법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현재 빅테크 업체인 네이버·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는 그동안 앱카드 서비스에 주력하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뒤늦게 시장에 진출했다.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 모바일협의체 회의에서 각사의 간편결제시스템을 개방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여신금융협회 차원에서 이야기가 됐고 회사마다 페이 개발을 하고 있는데 빅테크와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경쟁력 확보 차원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각 카드사의 페이 앱은 자사 카드 결제용으로만 쓸 수 있다. 예컨대 KB국민카드의 KB페이는 KB국민카드 결제용으로 신한카드 결제에는 이용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신한페이판 앱으로 KB국민카드 결제는 불가능하다.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삼성페이가 타 금융사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간편결제 앱이 타사 카드에 개방되면 타사 카드를 앱에 등록해 결제할 수 있게 된다. 간편결제 앱을 하나만 깔아도 여러 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각 사가 개별적으로 개발을 완료한 상태지만,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카카오페이는 송금, 결제, 본인인증 등에 두루 쓰이는 금융 플랫폼으로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네이버페이는 지난달 신용카드 방식의 후불 결제 서비스를 시작해 카드업계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10월 KB페이를 통해 간편결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아직까지 KB국민카드(신용·체크)와 카드 포인트, KB국민은행 계좌 등 계열사를 통한 결제만 가능한 상태다. 은행·증권사·저축은행 등 다양한 제휴 금융사 계좌와 상품권·포인트 서비스 제공 사업자를 중심으로 결제 수단을 확대할 예정이었지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20일 그룹 통합 간편결제 서비스인 ‘신한페이’를 출시했다. 우리금융그룹도 우리은행·우리카드와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인 ‘우리페이’ 고도화를 앞두고 있다. 올 하반기까지 ‘교통카드 결제 서비스’ ‘타사 카드 결제 서비스" 순차적으로 탑재할 예정이다.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 역시 자체 간편 결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