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등 만장일치로 결정
WP 사세 확장 속 세계 각지 뉴스 총괄 경험 높이 평가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144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편집국장을 발탁했다. AP통신 편집국장인 샐리 버즈비(55)가 그 주인공이다.
WP는 11일(현지시간) 버즈비를 WP의 새 편집국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하며, 그가 다음 달부터 편집국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 2월 마틴 바론의 은퇴 후 공석이었던 편집국장 자리가 채워지게 됐다.
WP가 여성을 편집국장으로 발탁한 것은 1877년 창간 이래 처음이다. 버즈비는 WP 발행인 프레드 라이언과 사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면접을 거쳐 이견 없이 편집국장에 발탁됐다. 사내 유력 후보로는 올해 2월 마틴 바론 전 편집국장 은퇴 이후 임시 편집국장을 지냈던 캐머런 바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WP 보도를 진두지휘한 스티븐 긴즈버그 등이었다.
라이언 WP 발행인은 버즈비의 발탁 배경으로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뉴스를 총괄해온 경험을 꼽았다. AP에선 2800여 명의 기자를 이끌었지만, WP에서 그가 지휘할 편집국 인원은 1000여 명가량이다. 1988년 캔자스대를 졸업한 후 바로 AP에 입사한 버즈비는 이후 백악관과 의회 등을 담당했고 워싱턴지사장을 역임했다. 2017년부터 AP의 편집국장으로 일했다.
WP는 올해 서울과 영국 런던에 뉴스본부를 열고 24시간 뉴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호주 시드니와 콜롬비아 보고타에도 지국을 개설, 미국 이외 지역의 지국을 26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WP는 디지털 독자 수를 확대하고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WP의 디지털 구독자는 300만 명으로 2016년에 비해 세 배가 됐지만, 경쟁지인 뉴욕타임스(NYT)는 그 두 배가 넘는 75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버즈비는 WP의 첫 여성 편집국장으로 발탁된 것에 대해 영광이라면서도 "우리는 다양성 문제에 대해 결코 안주해서는 안 된다"면서 "아무리 많이 발전했다고 해도 결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WP에서 일하게 된 소감으로는 "성장과 혁신의 시점에 정말로 풍부한 저널리스트 유산과 유능한 직원들을 보유한 조직에 합류하는 것은 신나는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