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 국면에 들어섰다는 기대감이 나왔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처음으로 종가기준 7만 원대로 떨어졌고 SK하이닉스도 11만 원대로 하락했다. 전날 2종목은 각각 1.88%, 1.67% 빠지며 7만8500원, 11만7500원을 기록했다.
최근 발표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4.2% 급등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 사이클’이 도래한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최근 수요 감소와 공급 확대 우려가 함께 나오면서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반도체 매물이 대량 나오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부족에도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는 연초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섹터에 대한 우려는 공급은 늘어나는 방향으로 정상화되는데 수요는 미리 당겨졌거나 가수요의 하락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HMM이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6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전날 증시에서 HMM은 전 거래일 대비 6.62%(3150원) 하락한 4만44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 투자자들이 834억 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34억 원, 56억 원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전날 장중 5만 원을 터치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지만 오후 들어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5만 원선 안착에는 실패했다.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12일 SNS를 통해 “HMM이나 정부가 현재의 호실적에 취해 무분별하게 선복량을 늘리려 해서는 안된다”면서 “곧 도래할 치킨게임에 대비해 한국 선사들은 고비용 임차용선과 노후 자사선들을 교체하는 투자에 국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주식 투자자들도 이런 점에 유의해서 해운기업 관련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들어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한 가운데 최근 6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전날 장중 90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같은 상승세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로나19 CMO(위탁생산)이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오는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 회담에서 국내 업체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이 타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국내 기업이 오는 8월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받은 백신 양산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했지만 업체명은 밝히지 않았고,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3공장 생산능력은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상장 사흘째인 13일에도 하락 마감했다. 전날 SKIET는 2.37%(3500원) 하락한 14만4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장중 반등을 시도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이 커졌다.
SKIET는 상장 이후 사흘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며 상장 첫날 시초가(21만 원) 대비 31.4%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10조2669억 원이다. 다만 주가는 공모가(10만5000원) 대비 37.14%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주춤했던 현대차의 주가도 다시 상승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달 들어 단 1거래일만 주가가 하락 마감했다.
전날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 간 미국에 74억 달러(약 8조1417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 모두 전기차 모델의 현지 생산을 추진하며, 현대차가 먼저 내년 중 전기차 현지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 등이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그린뉴딜' 및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제품 구매)' 전략과 이와 연계한 전기차 정책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차원으로 해석된다. 또한 내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같은 발표가 회담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